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푸조는 가장 프랑스다운 자동차다. 푸조를 보면 매우 화려하다거나 최고급 기술이 언뜻 떠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푸조는 대중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과 탄탄한 기술로 2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프랑스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끌며 프랑스 특유의 낭만적인 감성을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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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푸조 브랜드의 철학에 기인한다. '스타일'·'다이나미즘'·'신뢰성'으로 요약되는 푸조만의 철학은 마치 조각 작품을 보는 듯 우아한 느낌을 표현한 플로팅 디자인과 세계 랠리 챔피언십에서 수 년 연속 우승한 실력의 주행 성능 그리고 오랜 역사에 걸쳐 유럽 등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등을 통해 입증해내고 있다.
푸조는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더 전인 1810년 장 피에르 푸조가 가문의 이름을 딴 '푸조(PEUGEOT)' 철강 공장을 설립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푸조 가문은 물레방아, 커피분쇄기, 재봉틀, 바늘, 가위 등 가정용품을 생산하는 가족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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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가문이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손자인 아르망 푸조때부터다. 아르망 푸조는 영국 유학 중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늘날 국내 의류 브랜드의 로고로도 유명한 '그랑비(Grand Bi)'자전거를 눈여겨 보던 아르망은 이후의 탈 것으로 자동차에 주목했다. 이후 아르망은 1889년 세르폴레 증기엔진을 장착한 4인승 3륜차 타입1을 만들어 1890년 프랑스
파리세계박람회에 출품했다. 세르폴레 푸조는 푸조가 만든 첫 번째 자동차였다.
하지만 푸조 최초의 자동차는 증기기관 차량이었고 당시의 증기기관은 무거웠고 덩치도 컸으며 예열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후 푸조는 1896년 푸조가 엔진을 자체 제작하기까지 다임러가 개발한 가솔린 내연엔진에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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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설립된 것은 1897년이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국경 지역인 소쇼에서 푸조 자동차의 역사를 열게된 것. 소쇼 지역에는 지금도 푸조 박물관을 비롯, 푸조의 생산공장이 있다.
푸조의 유명한 사자 모양 엠블럼은 이전부터 사용되고 있었다. 1858년 아르망 푸조의 아버지인 에밀 푸조가 당시 지역 내 금 세공사이자 조각가였던 줄리앙 블레이저에게 의뢰하면서 탄생한 이 엠블럼은 푸조 공장이 있는 벨포르의 상징물이자 그 지역 프랑쉐 백작의 방패와 깃발 문장의 상징이었다. 초기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달리 사자의 발아래 화살이 놓여진 형태였고 이후 1948년에 들어서 203 출시와 함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벨포르 라이언 엠블럼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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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에 들어서는 201을 시작으로 푸조는 가운데 '0'이 포함된 지금 형태의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모델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0 앞의 숫자는 차의 크기를, 0 뒤의 숫자는 세대를 의미한다. 즉 308은 300시리즈 8세대 모델이고 208은 200 시리즈의 8세대 모델을 뜻한다. 2000년대 접어 들면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량이 출시가 되면서 가운데 0을 두 개 겹쳐서 쓰는 모델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로 300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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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푸조는 전세계 140여개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유일하게 200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를 가진 자동차 기업으로 남았다. 특히 아르망 푸조의 경영 철학 '변함 없는 품질과 깊은 신뢰'에 바탕을 둔 프랑스 감성에 가장 어울리는 차,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는 차를 만들어 내며 스타일과 혁신으로 타 브랜드를 리드하는 자동차 브랜드, 푸조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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