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5인 이상 국내 중소제조업의 기업연령은 지난 2007년 기준 11.6년으로 조사됐다. 1인 이상 전산업의 기업연령은 2007년 기준 6.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1998년부터 2011년 12월말 기준 1회 이상 벤처확인 기업 5만652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10년차인 기업의 생존율이 64.1%로 가장 많았다.
창업 후 10년을 넘겨 장수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트렌드에 대한 빠른 변화를 감지하고 즉각 대응하지 못한다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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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의 전산업 기준 중소기업, 대기업 사업자수, 종업원 수 등 관련 현황
◆벤처, 기술은 기본․빠른 대응은 ‘필수’
지난 2012년 중기청이 벤처기업 2034개를 대상으로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벤처 평균 업력은 8.1년으로 10년이 되지 않았다. 국내 일반 중소기업들의 평균 업력 10년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업력 3년 이하와 업력 4∼10년 벤처기업이 각각 26.3%와 44.2%로 전체의 7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순 벤처기업협회 부설 벤처기업연구원 정책연구팀 박사는 “철저히 준비하고 창업하라”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다고 무작정 창업한다면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버티기 어렵다“며 “아무리 훌륭한 아이템이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들어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는 완벽한 사전 조사와 자금, 인력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사전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지난 90년대 벤처붐이 일면서 소위 ‘묻지마 투자’에 의한 엔젤 투자 등 쉽게 창업이 가능했던 풍조가 벤처 CEO들에게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박사는 “벤처쪽으로는 환경 기술 트렌드라이프사이클이 짧다보니 여건 상 쉽게 창업하고 쉽게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효율성이 없는 기업이라면 산업의 선순환 측면에서 빨리 정리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1년 벤처에 투자된 자금은 인수·합병으로 회수된 비율은 전체의 7.4%에 그쳤다. 반면 기업공개 비중은 92.6%에 이르렀다. 사실상 기업공개에 성공해야만 벤처 투자자금이 회수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창업에서 기업공개까지 도달하는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새로 설립된 기업 10곳 중 7곳이 3년 내에 망하고, 기업공개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년이 넘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창업 후 2009년 11.3년에서 2010년 12.2년, 2011년 14.3년으로 점차 길어지고 있다.
◆코스닥, 목표가 아닌 출발점 ‘100년 기업 향해 출발하라’
이민화 한국벤처협회 명예회장은 “코스닥에 상장되는 것이 벤처의 목표가 아니라 코스닥부터 시작해서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혁신이 상생하는 경제로의 전환에 도달해야한다”며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 경제가 성장과 일자리의 선순환을 가져오기 위한 동력은 창조경제의 핵심인 벤처혁신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쉽게 창업하고 사라지는 벤처에 대한 대책 차원에서 지난 5월 벤처 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창업에서 성장, 회수, 재투자, 재도전의 과정을 물 흐르듯 막힘없이 순환시킨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특히 우수 인력의 창업 기피 현상을 막고 재도전 기업인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10월 말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는 창조경제의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 벤처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조3100억 원의 자금을 동원해 벤처기업과 창업기업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의지다. 젊은 기업일수록 생존의 코드를 스스로 찾아내는 자생력과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100년 동안 살아남는 대장정에 나서야한다.
오늘날의 삼성은 이병철 창업자가 일제시대에 문을 연 작은 점포하나에서 시작한 회사다. 마찬가지로 현대그룹은 정주영 회장 또한 아주 조그마한 쌀가게로 부터 시작된 회사이며 LG그룹, SK그룹 같은 오늘날의 초대형 기업들 역시 시작은 미약했다.
이들의 성공은 선대 회장의 창업 때부터 역사를 계산하면 거의 100년 만에 만들어낸 결과다. 중소기업의 최대 생존기간 10년, 코스닥에 걸리는 10년, 10년을 뛰어넘어 100년 이상 가는 대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벤처의 상생과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고 꼽히는 M&A,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기존의 규제 완화할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정책적으로 풀어야할 이슈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100년 기업을 향한 벤처의 강한 의지, 말 그대로 ‘벤처정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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