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단장 김의준)이 26일 기자들과 만나 2014년 탄생 450주년을 맞은 영국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오델로'를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도전과 균형'을 슬로건으로 7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28년 만에 내년 10월 국립오페라단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로미오역은 세계 최고의 로미오로 평가받는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가 캐스팅됐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가 곡을 붙인 로맨틱 오페라다. 젊은 연인의 사랑 이야기와 우아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회화 작품 같은 무대로 유명한 연출 거장 엘라이저 모신스키, 뮤지컬 '라이언킹'으로도 유명한 무대 디자이너 리처드 허드슨,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활동 중인 무술감독 나탈리 데이킨 등이 힘을 합친다.
오델로는 11월 선보인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거장 주세페 베르디가 1887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바탕으로 쓴 오페라다. 비극적인 드라마가 장엄한 음악과 어울리지는 대작이다. 작년 오페레타 '박쥐'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스티븐 로리스가 연출을 맡아 작품의 무게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동양적인 느낌을 더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의 2014년은 서울을 중심으로 치중된 오페라 무대를 지방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새롭게 개발한 '돈조반니', '라트라비아타'와 더불어 '카르멘', '박쥐' 등 국립오페라단의 대표 레퍼토리를 오페라 공연이 가능한 여러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할 계획을 세웠다.
창작 오페라를 발굴·복원하는 사업도 계속된다. 올해 이영조의 창작오페라 '처용'을 새롭게 선보인 데 이어 내년에는 임준희의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을 무대에 올린다.
내년 3월 바그너의 4부작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중 첫 작품 '라인의 황금' 공연을 계획했으나, 준비 기간을 더 충실히 갖고자 2015년으로 연기했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베르디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팔스타프'와 '돈카를로'에 이은 '파르지팔' 국내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또한 '카르멘'과 '라보엠', 창작오페라 '처용' 등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연출과 무대, 완성도 높은 음악과 예술성이 돋보였던 작품들을 통해 보다 오페라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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