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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축소> 산업계 “2008년과는 다르지만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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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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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산업계는 향후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약칭 Fed)는 18일(미국 현지시간) 지금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매월 85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매입했던 것을 내년 1월부터는 100억 달러를 줄여 750억 달러(한화 10조원규모) 상당을 투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ed는 지난해 9월부터 매월 450억 달러 상당의 국채와 400억 달러 상당의 모기지(주택담보부채권)를 매입함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이를 각각 50억 달러씩 줄이기로 한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의 경제와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게 만들었다. 특히 미국 경제는 부동산 거품의 붕괴와 대규모 금융 부실로 인해 장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내년 미국 경제의 회복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1월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연이은 호재성 실물지표 개선 발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경제 체력이 좋아졌다. 외환보유액은 12월 현재 3450억 달러이고, 경상수지 흑자 역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금리 상승 압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19일 국내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통화정책 노선 변경에 대해 각 업종별로 긍정적 전망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각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신호로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면서도 자금이탈과 환율 변동에 따른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 결정은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 됐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면서도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누적된 경영난이 이번조치로 인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 환율상승 가능성에 국내 수출기업 부담 증가

우선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환율 상승(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이 수출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조선업체나 철강업체는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한 엔저를 앞세워 동남아와 중국 등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 업체들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양적완화 축소가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이들 국가를 주요 수출국으로 하는 업체들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수출하는 지역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7%에 이른다.

실제로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 임박 소식으로 인해 이미 이머징시장에 투자된 유동성이 빠르게 미국으로 돌아간 상황이고, 인도네시아 등 일부 이머징 시장에서는 수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양적완화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머징 시장 등 주요 수출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 변동 상황을 보다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금리상승…유동성 악화 기업 경영난 가중

양적완화 축소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최근 유동성 공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나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누적된 유동성 악화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체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리인상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동성 마련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등 최근 채권단으로부터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해운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 질 수 있을 가능성에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해운 항공업종은 ‘긍정적’..재무구조 악화가 걸림돌

그러나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해운업종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선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회복은 곧 물동량 증가를 의미하는 만큼 이번 조치가 침체됐던 세계 해운시장 회복으로 이어지는 신호라고 본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실적악화가 지속된 항공업계에서도 유가 하락과 해외여행객 증가 등으로 인한 긍정적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업체 역시 지속된 실적악화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이번 조치로 인한 금융시장 변화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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