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중국 고위층자제 채용… '업계 공공연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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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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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톈허화공(天合化工) 회장 딸이 가는 곳이 바로 10억 달러짜리 상장업무를 맡는 곳이다.”

최근 홍콩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에서 돌고 있는 농담이다. 이 농담 속에는 바로 글로벌 IB사들이 중국에서 어떻게 업무를 따내는 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즉  ‘첸구이쩌(潛規則)’가 담겨있다. 바로 중국 고위층 자제를 채용하는 방식이라고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소개했다.

얼마 전 스위스 최대 은행 UBS 홍콩지점이 티엔허화공의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티엔허그룹 회장의 딸 웨이차오(魏嬌)를 정식입사 절차 없이 채용했다는 사실이 일부 매체를 통해 폭로됐다. UBS가 10억달러(약 1조700억원) 규모의 대형 IPO건을 따내기 위해 관련사 회장의 딸을 ‘낙하산 채용’했다는 의혹이다.

현재 부적절 채용 혐의로 UBS 홍콩지점 주쥔웨이(朱俊偉)를 비롯한 고위관료 2명은 정직 처분을 당하고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1월 JP모건 역시 IPO 업무를 따내기 위해 웨이차오를 부적절 채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스로 IPO 업무에서 손을 뗐다.

이번 사건의 원인제공자인 웨이차오는 현재 여전히 UBS 홍콩지점에서 근무 중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2012년 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JP모건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10월부터 UBS 홍콩지점에서 근무해왔다.

이 같은 중국 고위층 자녀들이 IB의 중국 사업을 위해 특혜 채용된다는 사실은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JP모건의 고위관료 자녀 부적절 채용 의혹 조사로 벌이면서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졌던 암행이 처음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JP모건이 중국 국영 광다그룹의 탕솽닝 회장의 아들인 탕샤오닝을 채용한 후 2011년 광다은행의 상장 자문사가 되는 등 중요 계약을 얻어낸 것에 대해 SEC가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JP모간 홍콩법인에서도 장수광 전 중국 철도부 부총공정사의 딸인 장시시를 채용했는데 이 시기가 중국중철이 JP모간을 기업공개 자문사로 선정한 때와 맞아 떨어진다고 NYT는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외국계 은행들의 이같은 고위층 자제 부적절 채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중국 내 IPO 등 관련 사업에 신중해질 것이라며 중국계 은행들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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