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3기 신도시, 계획대로 상반기 내 공급"…업계 '갸우뚱'

  • 국토부 "예정대로 상반기 내 수도권에 11만가구 공급한다"

  • 업계 "공급과잉, 국토부 장관, 총선 등 문제 얽혀 쉽지 않을 것"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하남 교산지구 일대 전경. [사진=김충범 기자]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 내 3기 신도시를 추가 지정, 수도권에 주택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장관 후보자 낙마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신도시 추가지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4일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대로 올해 6월 이내에 3기 신도시가 추가로 공급될 것"이라며 "정부가 계획한 물량은 총 30만 가구이며, 작년 2차례에 걸쳐 19만 가구 조성을 확정했고 이번에는 11만 가구를 추가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도시 지정이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정이 연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김현미 장관 역시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 왕숙지구, 하남 교산지구 등 3기 신도시 4곳을 발표했으며 이번에 신도시 2~3곳을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업계는 후보지로 경기 광명, 시흥, 고양, 김포 등지를 거론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대규모 택지를 확보할 수 있고, 정부가 제시한 서울 경계로부터 약 2㎞ 떨어졌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3기 신도시 조건에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이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 신도시 추가 지정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후 이달 1일까지 21주 연속 내렸으며, 전셋값 역시 23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또 국토부 장관 문제가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큰 현안인 신도시 발표가 조금 연기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김현미 장관이 언제까지 수장 자리를 유지할지, 다른 후보자군이 물색될 지 등에 대해 정해진 바도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단 정부가 공급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점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최근 주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상반기 내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6월 내 공급은 수도권 일대 전반에 공급 부담을 줄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주택시장의 매매·전세 동반 하락세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공급보다 더 큰 문제는 양주 옥정, 김포 한강 등 기존 2기 신도시 주택 시장 체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추가 발표도 좋지만, 2기 신도시의 도시기반시설 및 교통망 확충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공급 시기가 예정보다 3개월가량 늦어지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아무리 3기 신도시를 공급한다고 한들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명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는 점도 변수다. 신도시 발표는 지역구가 얽힌 민감한 문제인데, 올해 상반기 발표되는 것보다는 늦은 9~10월경 발표되는 것이 좀 더 파급력 있지 않겠느냐"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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