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부터 18일까지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이메일 조사를 23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300명 중 유연근로제를 지금보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81.3%에 달했다.
직장인들이 유연근로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업무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54.4%는 스스로의 일하는 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고 62%는 엄격한 근로시간 관리로 인해 긴급업무 대응 곤란 등 업무에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견 IT업체 A 과장은 “고객사 요청으로 업무가 한꺼번에 몰릴 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업무 집중도가 높은 날에는 일을 다 끝내놓고 싶을 때가 있다”며 “이런 날 회사에서 퇴근을 독촉하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들은 유연근로제 확대와 더불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 등 제도의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고소득자에게 근로시간 등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로 미국, 일본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같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87.5%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10만7000달러, 일본은 1075만엔으로 두 국가 모두 한화 약 1억2000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에게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하고 있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와 관련해서는 이번 조사에 응한 직장인의 76.3%는 연구·개발(R&D) 외 업무에도 정산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국회에서는 9일 R&D 업무의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3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글로벌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구소나 사무실에서 혁신이 쏟아져야 한다”며 “장시간 근로는 방지하되 인재들이 일할 때 맘껏 일하고 쉴 때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유연근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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