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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깜짝 비둘기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통해 3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파월 의장은 연준의 금리가 최종금리에 도달했음을 인정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금리 인하 시기도 인플레이션 지표가 2%에 다다르기 전으로 못박았다.
파월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주요 화두가 기준금리 인하 범위와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 참가자들이 내년 연말 기간 금리 목표 범위 전망치를 언급했다"며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해 더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 기준금리를 4.6%(중간값)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미국 기준금리인 5.25~5.5%보다 0.75%포인트(p) 인하되는 것으로 3개월 전 점도표(5.1%)에서 0.5%포인트 낮춘 것이기도 하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늘리는 뱡항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고점에서 둔화됐고 실업률은 많이 상승하지 않았다. 이는 굉장한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균형과 인플레이션 둔화의 실질적 진전은 모두 우리가 보고 싶었던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최종금리에 도달했음도 확인됐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결정문에 어떤(any)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이제 저희 연준은 최종 금리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FOMC 참가자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치에 넣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 목표인 2% 달성 이전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금리 인하가 너무 늦을 수 있다는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2%에 도달하고 나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하면 너무 늦을 것이다. 그전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오버슈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에 도달하면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냐는 취재진의 재질문에는 "특정 시점을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도 선을 그으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할 이유는 적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오히려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년 전에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우리는 수요가 높았고 공급도 나아져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당초 시장은 이날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할 것이라고 봤지만,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오면서다. 파월 의장은 '데이터'를 강조하는 신중한 발언을 하거나, 시장이 연준을 따르지 않으면 정책이 역효과가 난다며 매파적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날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크게 환호했다. 다우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1% 이상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연초 대비 11.6% 상승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연초 대비 23.09%, 41.86% 뛰었다.
미 국채 가격도 상승했다. 국채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8.5bp(1bp=0.01%포인트) 급락한 4.45%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7bp 떨어진 4.0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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