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는 화재 즉시 광주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국내외 다른 공장에서의 대체 생산을 확대해 대응할 예정이다. 다만 광주공장에서 생산했던 물량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광주공장에서는 하루 3만3000여본, 연 1150만본의 타이어가 생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타이어 2733만본의 42% 수준으로, 국내에서는 전남 곡성공장(연 1300만본) 다음으로 큰 규모다. 글로벌 전체 생산량(6246만본)으로 보면 18.4%로 약 5분의1 정도가 광주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광주공장은 화재 전까지 가동률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광주공장이 금호타이어의 생산공장 중 손꼽힐 정도로 큰 만큼 전체적인 금호타이어의 사업에도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호타이어는 올해 창사 첫 연 매출 5조원 이상을 예상했지만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광주공장은 최근 출시한 고성능 타이어 '엑스타 스포츠' 3종의 핵심 생산기지이기도 해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현대차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업체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이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GGM의 영향은 없다"며 "금호타이어 물량은 전량 곡성공장에서 공급받는다"고 밝혔다. 당초 400대 정도의 일본 수출 물량에 대해서는 전량 금호타이어 생산 타이어가 탑재되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를 부인한 것이다.
다만 각 차종별로도 복수의 타이어 규격을 채택하기 때문에 업체들에서 규격별로 타이어를 공급받는데, 일부 차종의 특정 타이어 규격들은 금호타이어가 단독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일부 생산차종의 특정 규격 타이어에 대해서는 금호타이어에서 단독 공급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광주공장에서 공급받아 왔던 물량에 대해서는 향후 생산 차질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일단 곡성과 평택 등 국내 다른 공장에서 대체생산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타이어를 다른 공장에서도 생산하려면 타이어 모양을 찍어내는 틀인 '타이어 몰드'가 필요한데, 업계에서는 이를 주문해 제작하는 데까지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본다. 게다가 이미 곡성·평택공장은 가동률 100%를 넘긴 상황이라 추가 생산 여력이 크지도 않다.
중국·베트남·미국에 있는 글로벌 공장에서 한국향 물량을 추가 생산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한국으로의 운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 또 해외 공장들의 평균 가동률도 올해 1분기 기준 100.8%에 달해 이미 '풀가동'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생산 차질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추후 어떻게 광주공장 생산량을 다른 공장에서 배분해 생산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며 "일단은 조속한 화재 진압이 최우선이며, 소방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 진화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18일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소방당국 등 유관 기관과 적극 협조해 화재 진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화재 발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화재가 수습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은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모든 과정에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피한 공장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