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모처럼의 호황을 맞았던 냉연업계가 다시 실적부진의 악령을 떠올리고 있다.
원자재인 열연코일 가격이 또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판매부진과 환율상승까지 겹치면서 실적악화의 가능성까지 같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냉연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일본제철은 4분기 한국으로의 열연코일 수출 오퍼가격을 t당 1천1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 분기에 비해 t당 100달러 인상된 것으로, 열연코일 수입의 상당량을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냉연업계로써는 롤마진 축소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신일철은 공급물량 축소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국내 냉연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때문에 국내 냉연업계의 반응도 강경하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신일철의 가격인상안을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다. (상황에 따라)감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국내 냉연업계로써는 신일철에 이어 JFE스틸마저 가격인상을 시도한다면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현재 현대하이스코를 비롯한 국내 냉연사들은 전체 열연코일 수요의 30~40%를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현재의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제품가격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냉연시장은 수요부진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시중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냉연사들의 판매는 전달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율급등도 냉연사들에겐 악재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천116원에 마감됐다. 이는 올 초에 비해 18.8% 상승한 것으로,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을 넘어선 것은 2004년 11월12일(1천104.5원, 종가 기준) 이후 3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수출비중은 50% 미만이지만, 원자재 수입비중은 70%를 넘는다”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환율 급등은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적절히 반영, 수익성을 확보할 수가 있었지만, 하반기는 그렇지 않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판매부진 및 환율 상승까지 겹쳐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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