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강화가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올랐으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금융시장의 지각변동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글로벌 스탠더드로 여겨왔던 리먼 브라더스 등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은 기존의 성장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낳는 법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생존'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한편 자통법 시행으로 판갈이가 예상되는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우선 은행권은 최대 강점이었던 수신 기능 약화가 불가피한 만큼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 기존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파이낸싱 기법을 개발하고 투자은행(IB) 역량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회사는 풍부한 자금 조달 능력을 발판 삼아 은행 겸업 IB로의 도약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증권업계는 자통법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볼 업종이다. 세분화돼 있던 증권 관련 규제가 완화돼 영업 범위가 확대되는 데다 취급 가능한 상품의 범위도 훨씬 넓어지게 된다.
국내 증권사가 한국형 IB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자금력과 부실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
보험업계의 경우 연내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면 고객과의 거래 접점을 늘릴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통법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되는 점은 부담스럽다.
특히 최근 보험사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변액보험에 대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계 보험사나 중소형 보험사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저축은행은 자산운용업 진출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되고 여신전문금융기관은 소비자 금융시장에 진출해 은행과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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