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가 부른 채권의 귀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시중 자금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실물경제 살리기에 나선 정부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전망인 데다 아직 주식시장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에 자금이 몰리며 채권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금융한파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며 국고채 금리가 가장 큰 낙폭 기록 중이다.

지난해 8월까지 5%대를 유지하던 국고채 3년물은 9월 들어 5.81%로 고점을 찍은 뒤 10월(5.09%), 11월(4.97%), 12월(3.97%)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1년물의 경우 지난해 9월 5.48%를 유지하던 것이 12월 들어 3.99%로 급락했고 5년물도 같은 기간 5.86%에서 4.30%로 하락했다.

통안증권 91일물과 1년물은 모두 50%이상 값이 올랐고 지난해 10월 6%대를 기록하던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도 12월에는 4%대로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정부의 유동성 공급정책으로 자금을 확보한 금융기관들이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버리고 수익이 낮아도 안전한 자산을 늘리면서 채권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통화정책에 대한 글로벌 공조와 유동자금 확충을 위한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국고채를 중심으로 채권의 인기가 크게 올랐다"면서 "금융위기로 크게 늘어난 단기부동화자금이 단기채권시장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에 갈 길 잃은 단기부동화 자금이 늘어나며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집중된 것도 채권시장에 불을 지핀 원인으로 분석된다.

8일 현재 MMF의 수익률은 1년제의 경우 5.35%, 6개월 2.69%, 3개월 1.35%로 주식형펀드의 -31.34%(1년), -18.84%(6개월), -8.11%(3개월) 수익률과 큰 차이를 보여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국공채와 단기채 뿐 아니라 회사채와 장기채 쪽 전망도 밝다.

시중 유동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서 단기채와 국공채 값이 고점을 찍게 되면 중장기채와 회사채 쪽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이미 많은 자금이 몰려 앞으로 큰 증가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된다면 옥석가르기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다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도 "최근 채권금리 인하폭이 너무 커 은행채, 여전채의 차익실현 매물이 많이 나왔다"면서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로 앞으로는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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