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포츠마케팅 ‘빈익빈 부익부’ 눈길

최근 국내 스포츠 리그가 대기업들의 외면으로 힘들게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야구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WBC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프로리그 메인 스폰서 교체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장원삼 이택근 등 국가대표를 보유한 히어로즈 구단 역시 후원사를 찾지 못해 하루하루 어렵게 연명하고 있다.
 
그나마 프로야구는 CJ인터넷의 후원으로 어렵사리 메인스폰서를 구했지만 프로야구와 함께 국내 양대 인기 리그인 K-리그는 여전히 메인스폰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리그의 연간 후원비용은 35억원 상당으로 수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경제위기등을 이유로 올해부터 후원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삼성전자의 해외 스포츠마케팅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의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검토 중에 있다. 그 비용은 4년간 1억파운드(약 2000억원)로 현재 계약 중인 첼시의 유니폼 후원 액수(5년간 9500만 달러, 1280억원 상당)를 넘어선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6회 연속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인기 스포츠인 ‘나스카’에 대한 후원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월드컵과 올림픽 축구 아시아 지역 예선,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등 국제 축구대회 스폰서도 삼성전자의 몫이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F1’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2007년부터 3년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풀럼’에 200억원 상당을 후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09~2010 시즌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프로골프(PGA) 스킨스게임과 중남미 최고 축구대회인 ‘코파아메리카’ 역시 LG전자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국내 스포츠 후원 계획이 전혀 없다.
 
현대자동차 역시 미국 최대 광고시장인 미식축구리그 슈퍼볼 경기에 자사 광고를 방영했다. 금호타이어도 맨유와 일부 후원 계약을 체결했으며, 맨유의 아시아 투어 스폰서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비용이 35억원 상당에 불과한 국내 프로야구와 K-리그 후원은 난색을 표하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해외 스포츠 마케팅에 우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 스포츠 후원도 인기 여부에 따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연아와 박태환에 대한 대기업의 후원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들을 제외한 피겨스케이트 선수와 수영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기업들은 이미 성공한 선수들에 대한 후원으로 반사이익만을 쫓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웃인 일본이 대기업들이 유망주 당시부터 꾸준한 후원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를 이루는 모양새다.
 
성균관대학교 스포츠마케팅연구실 박상윤 박사는 “글로벌기업의 국내 스폰서십은 진정한 후원이 아닌 협찬 심지어는 기부의 성향이 강하다”며 “해외시장을 타겟으로하는 글로벌기업의 해외스폰서십은 그 만큼의 홍보효과가 있다”고 최근 해외 스포츠마케팅이 강화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국내 스포츠 관계자는 “국내 스포츠 후원을 사회환원의 범주에 넣고 이를 이미지 개선에 활용해온 기업들이 경제 위기를 핑계로 지원을 끊는 것이 아쉽다”며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해온 한국 스포츠에 대한 후원은 ‘국민기업’ 이미지를 단단히 함으로써 유무형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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