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오는 7월 말까지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대우건설을 채권단에 넘기기로 했다.
2일 금호그룹과 채권단 등에 따르면 양측은 1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두 달 안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자금난을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산은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7월 말까지 제3의 재무적 투자자와 대우건설 풋옵션 해결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매물로 내놓기로 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절충안을 마련해 산은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약정은 제3의 투자자를 유치해서 풋백옵션을 해결한다는 우리의 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제3의 투자자도 거의 유치된 상태이기 때문에 7월말까지 계약 성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금호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을 말한다.
현재 금호그룹의 경우 대우건설 지분 39.64%를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에게 올 연말에 지급해야할 금액만 3조5000~4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FI가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최소 3만1500원에다 이자까지 더해 되사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도 1조5000억원 이상이다. 대략 연말까지 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호 측이 내놓은 자구안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룹 측은 금호생명 1조원, 고속터미널 4000억원, 각종 투자자산 2000억원 등 1조5000~2조원의 마련이 가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 수치로도 어림없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은 물론, 대한통운도 모두 내놓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너무 비싼 값에 대우건설을 사들인 것이 문제”라며 “알짜인 대한통운을 팔고, 리스크 원천인 대우건설을 매각해 유동성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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