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약사 R&D 비용, 붙이기 나름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13조 원, 제약사는 약 70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적인 다국적제약회사인 미국의 화이자 연 매출액은 약 450억 달러(약 60조 원), 연구개발(R&D) 비용만 76억 달러(약 10조 원)인 것을 생각하면 국내 제약사들의 수준은 미약하다.

제약사들의 경쟁력은 신약개발에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 역시 연구개발(R&D) 투자비를 늘리며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이 높은 제약사는 LG생명과학으로 21.6%를 투자했으며 한미약품(10.1%), 한서제약(9.7%), 종근당(9.0%), 조아제약(6.6%), 동아제약(6.4%)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의 투자 비율은 매출에 대비한 것으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 개발 비중이 높은 회사들의 경우 장래성이 밝은 것으로 판단,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러나 각 제약사들이 발표한 R&D 비용 산출이 순수 연구 개발비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발표하는 공시를 살펴보면 연구개발비용에 원재료비, 인건비, 감가상각비, 위탁용역비, 기타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기타비용으로 약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타 비용은 각종 부대 비용 및 공장 가동 비용까지 다 포함하고 있다.

이에 제약업계 관계자는 "R&R 비용을 공시할 때 기준이 없기 때문에 연구와 관련된 모든 비용을 넣고 발표하게 된다"며 "순수 연구 개발비만 발표하는 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제약사가 공시를 통해 밝히고 있는 R&R 비용이 순수 연구 개발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것이다.

제약사들의 연초 발표를 보면 지난해 대비 R&D 비용을 올려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음 하겠다는 내용이 봇물을 이룬다.
 
하지만 기타 비용으로 비중만 올린 R&D 비용이 진정한 것인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물론 기타 비용이 R&D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스스로 밝히고 평가를 받는 것이 선진 제약사로 발 돋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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