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믿을 게 못 돼"…각국 중앙銀 금 매입 본격화

금값 고공행진 속에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처음 불씨를 댕긴 곳은 인도중앙은행(RBI)이다. RBI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t의 금을 매입했다. 이로써 인도는 세계 금 보유량 순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RBI의 행보가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세계 기축통화로 위세를 떨쳐왔지만 올 들어 약세 행진을 이어가며 중앙은행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외환보유고의 달러화 비중이 절대적인 탓이다. 유로화와 엔화 등 6대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올해 최고점인 89.1에서 9일(현지시간) 75.0으로 떨어졌다.

주요 20개국(G20)이 최근 경기부양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도 중앙은행들의 금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이 출구전략 시행을 미루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 달러화 가치는 하락할 게 뻔하다. 중앙은행으로서는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가치를 높이 살 수밖에 없다. 수키 쿠퍼 바클레이스캐피털 귀금속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날 마켓워치를 통해 "미국 달러화가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서게 된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아시아지역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활발하게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MF가 팔기로 한 금의 절반 가까이를 RBI가 사들인 것은 금 거래시장의 지각변동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메릴린치 보고서를 인용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헤지 수단으로 금 매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등 주요 10개국 통화가 신용 문제를 겪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투자처를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중국을 유력한 금 매입 후보로 꼽았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중국이 보유한 금은 1만1000t에 달한다. 이는 미국(8만1000t) 독일(3만4000t) IMF(3만2000t) 이탈리아(2만5000t) 프랑스(2만4000t)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규모다. 이밖에 스위스(1만t) 일본(8000t) 네덜란드ㆍ러시아(6000t)가 뒤따라 세계 금 보유량 순위 10위권에 들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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