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통신 후발사업자들은 지난 9월부터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과도한 현금마케팅으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2억원이라는 강력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SK브로드밴드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으며, LG파워콤은 내년 1월 LG텔레콤과의 합병 준비로 마케팅 집중도가 떨어진 상태다.
이에 KT는 지속적인 매출 감소 등 성장 정체에 빠진 유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 확대에 나섰다.
신성장동력인 인터넷전화(VoIP), 인터넷TV(IPTV) 등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KT는 '쿡(QOOK)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이를 위해 KT는 협력사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할당판매를 실시하고 30만원 수준의 현금사은품, 10개월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하며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방통위가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 처음으로 제재를 가했고 현금사은품 수준을 15만원 정도로 제시했으나 시장에서는 적혀 먹히고 있지 않다.
또한 당시 방통위는 현금마케팅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KT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후 KT는 후발사업자들이 주춤한 상황을 이용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가입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유치는 지난 9월부터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8월까지 2만명을 밑돌던 KT의 월 순증가입자는 9월부터 월 4만명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SK브로드밴드와 LG파워콤은 방통위의 제재 여파로 월 순증가입자가 2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과도한 현금사은품 제공을 지적해오던 KT가 방통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며 "방통위는 KT의 현금마케팅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발사업자들이 현재 수익성 악화, 합병 준비 등에 따라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KT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대한 지속적인 현장 조사와 함께 가입자 유치 시스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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