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22일 "북한이 구정 전에 6자회담에 나올 것이라는 정황이나 정보는 특별히 갖고 있지 못하다"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해 비관적 전망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낙관적 전망을 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지난해 12월 북미대화 이후 좋은 기대가 있을 수 있는 객관적인 상황이나 특별히 낙관적인 상황은 없었고, 지금은 그 상황의 연속이며 또 특별히 더 나빠졌다고 보지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뉴욕 채널을 통한 루틴한 미·북 접촉은 있고, 우리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6자회담 재개가 구정 전에 이뤄지면 좋겠지만 구체적인 전망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선(先) 제재 해제 요구 주장과 관련, 이 당국자는 "북한이 줄곧 얘기하는 것이고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때도 얘기한 것"이라며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기 전에는 제재를 풀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은 6자회담의 다른 5개 참가국이 대체로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북한의 요구"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제재를 지속하면서 대화를 모색하는 '투 트랙' 기조 유지는 항상 견지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는 상황의 지속에 대해 "미국도 초조하거나 조급한 입장은 아니며, 과거와 다른 점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제재가 작동되고 있는 만큼 과거처럼 제재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입장에서 제재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제재로 북한이 불편한 것은 당연한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북한이 그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고, 제재를 전체적으로 이완시키거나, 5자 간 공조를 느슨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 바깥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게 편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선(先) 평화협정 체결 주장과 관련, 이 당국자는 "북한이 '비핵화 전에 평화협정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비핵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핵화를 대체하자는 것"이라며 "평화협정에 대한 북한의 행보가 과거와는 유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유의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정부 입장을 '선 비핵화' 주장이라고 지적하는데 정부 입장은 '선 비핵화'가 아니라 '선 비핵화 논의'"라고 강조한 뒤 "비핵화 협상을 하게 되면 비핵화의 상응 조치가 동시행동으로 맞물리게 돼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나 취하면 북한이 원하는 보상을 하게 돼 있고, 끝에 가서는 비핵화도 되고, 평화협정도, 안전보장도 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그것이 그랜드 바겐의 틀"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4월 워싱턴 핵 안보정상회의 일정을 고려한 미국의 북핵 정책 고려 가능성에 대해 "미국 입장에서 핵 안보정상회의 개최 전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북한을 협상장에 나오도록 진전을 보이기 위해 원칙을 저버리고, 제재를 해제해주고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핵 정상회의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 이 당국자는 "추가 접촉을 절대 안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재 워싱턴 내 분위기, 정치적 환경을 감안할 때 지난 연말 북미대화도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데 다시 기약이 없는 추가 접촉이 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북한이 우선 어떤 단안을 내려야 한다는 게 많은 나라의 주된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아주경제= 편집국 edit@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