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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빚투자 올들어 4000억 급증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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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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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와 미수, 대주(貸株) 등 주식 외상거래가 5조원대로 급증하면서 투자자의 손실이 큰 폭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4조8257억원으로 올해 들어 4428억원(10.1%) 증가했다.

2007년 6월 7조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미수제도 변경에 따른 일시적인 쏠림이 큰 요인이 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육박하는 셈이다.

신용융자는 통상 90일간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방식이다.

신용융자는 작년 9월말 4조8000억원을 웃돌았으나 이후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4조10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증시가 '연말랠리' 국면에 돌입하자 다시 늘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가 작년말 1조1천768억원에서 지난 25일 1조4375억원으로 2607억원(22.2%) 급증했다. 올해 증가액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로, 새해 들어 매일 증가하고 있다.

이는 2007년 8월 14일의 1조4410억원 이후로 2년5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리먼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31일 2107억원까지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7배로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미수거래와 대주까지 더하면 전체 외상거래가 25일 현재 5조57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005억원(8.6%) 증가했다.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신용융자가 가파르게 늘었던 작년 9월말 이후로 4개월 만이다.

미수거래는 주식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단 3거래일간 대금을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현재 1천92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주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 차익을 올리는 공매도(空賣渡)에 활용된다. 작년 6월 금융주를 제외한 공매도가 허용되면 늘기 시작해 현재 394억원 규모다.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는 외상거래를 통해 '레버리지(차입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증시가 가격조정 국면으로 들어서면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통상 신용융자는 담보금의 100%을 받을 수 있다.

가령 종자돈이 1000만원이면 1000만원을 빌려 2천만원어치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때 대출금의 140%인 1400만원이 최소담보유지비율로 적용된다. 주식가치가 14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부족분만큼 반대매매에 나선다.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 적절한 시점에 손절매할 겨를없이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들어간다. 이로 인한 신용매물은 국내증시의 하락폭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개인의 코스닥 '테마주 사들이기'에도 외상거래가 일부 뒷받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92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199억원)과 기관(219억원)의 순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지수와 수치들의 흐름만을 놓고 본다면 최근 코스닥 테마랠리와 신용융자 증가세와 맥을 같이하는 측면이 있다"며 "현 상태에서 증시 전반이 조금 더 밀린다면 증거금 부족 등으로 신용매물이 나올 가능성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융자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전자책 관련주로 분류되는 인터파크(+111억원)와 대표적인 바이오 종목인 차바이오앤(+96억원)이다.

대아티아이(철도), 서울반도체(LED), 아이엠(3D), 평산(풍력), 셀트리온(바이오), 멜파스(터치스크린), 포스데이타(스마트그리드) 등 최근 급등세를 연출한 상당수 테마주들에도 빚낸 돈이 몰리고 있다.

문제는 증시 전반의 약세와 맞물려 테마주의 '거품'이 빠지는 경우다. 이 경우 증권사의 반대매매 가 이뤄져 자칫 투자원금조차 날릴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랠리가 계속되자 지난해 대형주 중심의 장세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높아지면서 외상거래도 함께 늘고 있다"며 "개인의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낙관론으로 흐르면 투기적인 성향도 함께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의 상승 추세가 꺾이면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용잔액 증가는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며 "특히 코스닥 테마주들은 변동성이 커 주가급락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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