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사태'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2명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은행권 지배구조 개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KB금융은 사외이사 간담회를 통해 김한 이사가 사임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자크 캠프 이사와 변보경 이사 중 변 이사는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김한 유클릭 회장은 임기가 1년 남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했으며 변보경 전 코오롱아이넷 대표는 기업가로서의 명예 훼손이 우려된다며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사임한 두 사람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국민은행·KB금융 사전검사 당시 사업과 관련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로 이미 전일 사임을 시사한 바 있다.
대표적인 '강정원 라인'으로 거론되며 거취와 관련 관심을 모았던 조담 이사회 의장은 특별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장은 KB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된지 5년이 경과했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지만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사전검사 등으로 이날 사임이 유력시됐다.
조 의장은 이날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에 따라 임기를 줄일 것이나 소급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내년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B금융은 또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후보추천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인선자문단을 구성ㆍ운영하기로 했다.
이날 KB금융의 사외이사 간담회는 지난 25일 은행연합회의 '은행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 공개 이후 은행권에서 처음 열린 이사회로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KB금융 사외이사제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KB금융 회장 내정자직 사퇴 등 금융당국 '관치' 논란의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KB금융 사외이사들이 계열사 인사에 관여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 사외이사제 개선안을 3월 정기 주총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2월 중 은행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은행과 은행지주회사들의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반영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오는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6명 중 1명꼴인 10여명이 물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회장들의 의장직 사퇴 여부도 관심거리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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