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계가 최근 공개된 애플의 태블릿PC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도입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패드가 안착할 경우 노트북, 넷북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PC 업체들은 아이패드의 시장 반응에 따라 올해 노트북, 넷북 등 PC부문의 사업 전략이 크게 바뀔 수 있어 현재 아이패드에 대한 평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아이패드의 국내 상륙 시기는 3분기 이후가 유력하다.
지난해 말 아이폰을 출시한 KT가 아이패드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KT는 애플과 아이패드 관련 협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KT가 '아이폰 돌풍'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만큼 아이패드가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국내 도입에 적극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 PC 제조업체들도 아이패드의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대응전략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PC업체 삼성전자는 아이패드 상륙을 대비해 대항마격 태블릿PC 제품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무기한 연기 중이다.
현재까지 태블릿PC가 교육부문 외에는 시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더라도 주요부품인 낸드플래시 등을 공급하는 삼성으로서는 손해가 없다는 계산에서다.
LG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연내 태블릿PC 출시 계획은 갖고 있으나 시장추이를 더 지켜볼 방침인 만큼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태블릿PC 출시계획이 기획단계에 그친데다 넷북 등 기존 PC 주력사업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LG는 지난 2006년 태블릿PC 제품 'C1'을 내놨으나 주목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 더욱이 현재는 아이패드 디스플레이의 주요 공급사인 만큼 출시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패드가 단점이 많기는 하지만 워낙 다양한 성능과 의외의 가격경쟁력을 갖춰 차세대 통신기기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ㆍLGㆍ삼보 3사 내부에서도 중장기 로드맵을 세워놓고 아이패드를 모델로 태블릿PC 휴대성 기준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패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 아이패드가 국내시장 환경에 맞지 않아 ‘만능기기’가 아닌 ‘보조기기’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분석기관 관계자는 "아이패드의 국내시장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취향에 따른 기기 효용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휴대용이 보편화된 국내에서 스마트폰이나 게임기로 쓰기에는 너무 큰 10인치에 달한다.
전자책(e-북)으로 활용해도 기존 특화제품들에 비해 배터리를 자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가장 큰 활용분야인 넷북 대체재로서도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더욱이 카메라나 USB 사용이 불가능한 것과 한글지원 부재도 약점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금의 경우 인터넷ㆍ스마트폰 이용료를 내다가 아이패드 요금까지 추가되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도입 후 각 부문 기술 발달을 감안해도 아이패드 제품군이 시장에서 넷북이나 스마트폰 대항마로 부상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 필요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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