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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파트' 10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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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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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사가 아파트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맞아 유명작가 사진전을 갖는 등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10년 역사를 담은 다양한 물건을 담은 타임캡슐로 제작하고 올 한 해 다양한 고객감사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한국전쟁의 상처가 채 여물지도 않던 1958년.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고려대학교 담장 옆 언덕에 당시에는 보기 쉽지 않던 5층짜리 건물 3개동이 완공됐다. 아직도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아파트로 인정받고 있는 종암 아파트(1993년 서른 여섯해를 넘기고 철거되고 1995년 지금의 종암선경아파트가 들어섬)다. 당시로선 생소한 '아파트먼트 하우스'라는 용어가 처음 쓰이기도 했다.

이후 1959년 서울 충정로 개명아파트(75가구), 1962년 마포아파트(642가구)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1969년에는 1000가구가 넘는 종로 낙산 시민아파트(1096가구)와 동숭동 시범아파트(1409가구)가 건설됐다. 이어 1974년 반포주공아파트가 완공되면서 강남 개발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아파트 건설붐이 일면서 건설업체 이름을 이용한 브랜드가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1975년 현대건설이 현대아파트라는 이름 처음 사용하면서 현대아파트는 당시 최고의 아파트로 각광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지역이나 기업명을 가져다 붙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요즘 얘기하는 브랜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0년 전인 지난 2000년쯤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상성중공업 건설부문이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쉐르빌'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은데 이어 2000년 1월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발표했다. 대림산업은 경기도 용인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e편한세상'이라는 브랜드를 첫 적용했다. 상표권 출원은 래미안이 1999년 10월로 2000년 1월 출원한 e-편한세상보다 조금 앞섰다.

이 때부터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화는 빠른 속도로 퍼졌다. 현대건설의 홈타운(2006년 힐스테이트로 변경),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2001년 3월), 동부건설의 센트레빌(2002년 3월), GS건설의 자이(2002년 12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2003년 2월) 등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중견 건설사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비발디(한라건설), 불루밍(벽산건설), 파밀리에(신동아건설) 등 너도나도 이름을 지어 붙였다. 당시 대한주택공사도 뜨란채라는 브랜드를 도입했다가 나중에 휴먼시아로 바꿔 달기도 했다. '브랜드 아파트' 춘추전국 시대가 열린 것이다.

브랜드를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한 이유는 아파트도 하나의 상품으로 여겨지면서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부각됐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분양가 자율화도 기폭제가 됐다. 분양가 자율화가 업체들의 품질 경쟁을 유도하면서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도 본격화된 것이다.

지금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아파트 브랜드를 얘기할 정도라고 하니 마케팅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스러울 뿐이다. 아파트 역사 반세기, 브랜드 아파트 1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한 단계 발전한 품질과 서비스, 정성으로 보답해야 할 차례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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