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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도 안 팔아요"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앨햄브라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 대리점의 한 직원이 중고 도요타 차량에 '판매하지 않음(NO SALE)' 표지를 붙이고 있다. 도요타는 26일 가속페달 결함으로 리콜 조치를 하고 있는 8개 모델에 대해 북미 판매를 중단했다. (AP=연합뉴스) |
일본이 ‘도요타 쇼크’에 빠졌다.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사이자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이었던 도요타가 지난해 외우내환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데 이어 연초부터 대규모 리콜과 미국 내 생산 중단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리콜 규모는 미국·유럽·중국 등을 포함해 760만대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도요타의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698만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게다가 도요타에 이어 혼다자동차도 64만대의 리콜 계획을 발표하며 일본 사회의 충격은 더해지고 있다. ‘품질에서만은 자신있다’라는 일본 제조업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린 셈이다.
특히 도요타는 3년 전 미국 소비자 신고로 문제 제기가 됐을 때 “차량 결함이 아니다”라고 무시한 까닭에 북미 소비자들의 도요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더 커졌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이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29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불안을 야기한 데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사실 ‘도요타 쇼크’라는 신조어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왔다. 도요타는 2000년대 중반 전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도요타를 배워라’라는 말이 나온지 채 5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추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08년 897만대라는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도요타는 그 이면에는 4000억 엔이라는 적자가 있었다. 판매 1위마저 폴크스바겐-스즈키에 내준 지난해도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31일 “최강을 자랑하던 일본차가 궁지에 몰렸다”며 “특히 일본차의 장점으로 꼽히던 품질·안전 문제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도요타, 혼다는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또 “도요타는 외연 확대에 주력한 나머지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에만 몰두했다”며 “이에 따른 질적인 저하를 막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3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당국이 도요타의 차량 결함 교정 계획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나 도요타의 미국 내 생산은 곧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추가 리콜 우려 및 이미지 실추에 따른 후폭풍으로 당분간 GM, 현대·기아차 등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은 도요타의 행보에 쏠리게 됐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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