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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서 삼성전자 나오려면 규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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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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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사진)
증권사 대표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규제를 완화할 것을 촉구해 화제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4일 "1993년 신흥시장에 주목하던 삼성전자를 봤을 때 누가 지금 같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리라 상상했겠냐"며 "금융에서도 삼성전자가 나오려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시급하게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자본시장법 시행 1년을 맞아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금융시장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금융위기로 해외 금융사와 격차도 많이 줄었다"며 "지금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30% 이상이 금융사다. 100대 기업 순이익에서 금융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달한다.

박 사장은 "아시아 금융사가 일본ㆍ중국을 중심으로 초대형화에 나서고 있다"며 "금융위기를 기회로 삼는 이런 모습에 비해 국내 금융투자사는 현저히 뒤쳐져 있다"고 전했다. 실제 세계 5대 금융사 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ㆍUBSㆍJP모건ㆍ노무라는 국내 5대 증권사 삼성ㆍ대우ㆍ우리투자ㆍ현대ㆍ미래에셋증권보다 110배나 많은 총자산을 가지고 있다. 자기자본도 30배에 이른다.

박 사장은 "자본시장법 시행 1년을 맞았지만 대형사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며 "업계가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규제 완화"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부문에서 규제를 풀면 글로벌 플레이어가 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우려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고객 수준도 높아졌다"며 "업계도 더는 바보가 아니고 금융당국 역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사장은 "법 시행에도 신규상품을 만드는 기능적ㆍ실질적 프로세스에서 막히는 부분이 많다"며 "기회를 놓치기 전에 적극적 스탠스를 갖고 자본시장법 취지대로 규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원자재 관련 상품을 만들려면 해외 상품을 확보해야 하는데 외환관리법 상 제약으로 일을 진전시키기 어렵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도 만들었지만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편입 문제로 운영상 어려움이 많다. 운용사도 계열사 내 둘 이상 둘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IB가 위축된 지금이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회사를 레벨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지금처럼 레드오션에서 경쟁할 게 아니라 빨리 선발사가 뛰어나가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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