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변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다수 상장사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향이 많아 조회공시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주가 급변 사유를 밝힌 총 43건 조회공시 가운데 33건이 "이유 없음"으로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코스닥시장에서 29건으로 유가증권시장 14건보다 많았다.
10개사 중 8개사가 주가급변 사유를 모른다고 대답한 꼴이다.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면 해당 상장사는 매매기준 만 1거래일 뒤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만 하면 된다. 답변 내용에 대한 상장사의 사후 책임은 없는 것.
거래소는 언론 보도나 풍문에 대해 확인하는 것과 별도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일정 기간 주가 급등락한 종목을 가려내 변동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현저한 시황 변동에 관한 조회공시' 총 468건 가운데 64%에 달하는 300건이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역시 코스닥시장이 266건으로 유가증권시장 202건 보다 많았다.
일각에서는 조회공시 요구가 순기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는 보도나 풍문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사유가 없기 때문에 일단 답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주식시장 이슈에 따라 관련 종목 주가가 급변하는 경우도 많아 정확한 사유를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주가 급등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상장사는 대부분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이었다.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보성파워텍, 조광ILI, 현대아이티, 잘만테크, 클루넷 등은 올초 원자력발전과 3D(3차원 입체영상), 클라우딩컴퓨터 테마주로 빠지지 않고 지목됐던 종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 급변 조회공시는 시스템적으로 구분돼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인하는 답변이 많다"며 "다만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장에 경고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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