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무성 굳바이?

金, 의총서 세종시 절충안 설명
朴, 의총 불참..."친박 좌장없다"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의 정치적 동지 관계가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원안사수 의지를 거듭 밝혔는데도 김 의원이 절충안을 계속 들고 나오는 것으로 볼 때 두 사람간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엇박자'는 세종시 당론 변경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의원 총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박 전 대표는 의총에 불참했으나 김 의원은 의총 초반 자신의 절충안을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강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이 절충안을 계속 들고 나오는 것 자체가 두 사람간의 최근 '험악한' 관계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친박계 인사들은 정치 스타일이 판이한 만큼 일시적으로 소원해질 수는 있지만, 결국 대선이 오면 가까워 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앞서 박 전 대표가 "친박에 좌장은 없다"며 김 의원을 사실상 직위해제하고 나섬에 따라 두 사람이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번 갈등은 정치를 '약속과 원칙'으로 보는 박 전 대표와 '대화와 타협'으로 보는 김 의원의 충돌"이라며 "김 의원은 자신의 정치 폭을 넓히려 했으나, 박 전 대표는 권력 속성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데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김 의원의 행보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앞서 세종시 절충안을 제시한 김 의원에 대해 "같은 가치관과 신념을 가져야 친박인데, 이미 다르지 않냐"며 결별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친박계의 반응에 대해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최근 "(정치에는) 영원한 적군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선배들의 말도 있더라"는 말로 친박계를 떠날 각오까지 하고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박 전 대표를 잘되게 하려는 생각이니 내 발로 친박을 나갈 생각은 없다"며 "그동안 박 전 대표와 나의 관계를 생각할 때, 한 마디라도 하고 쫓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해 자발적으로 친박계를 떠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2005년 한나라당 대표와 사무총장으로 시작한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의 인연이 6년만의 최대위기를 맞은 가운데 두 인사의 관계가 어떻게 풀려갈 지에 따라 향후 세종시 정국과 대선가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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