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도요타 사태의 여파가 미 시장 2월 판매량에서 가시화됐다. 미국 포드가 도요타 추락의 최대 수혜를 입었다. 현대·기아차도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매년 1000만대가 넘는 신차가 팔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최대’라는 수식어는 중국에 넘겼지만, 올해는 경기 회복세로 1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도요타의 추락… 포드의 부상
도요타는 예상대로 부진했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포함한 도요타의 2월 판매량은 10만27대로 지난해 2월보다 8.7% 감소했다. 전월(1월)에 비해서도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체 평균 증가율 11.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따라 도요타의 월간 시장 점유율은 12.8%로 추락했다. 지난해 평균(17.0%)보다 4% 이상 떨어진 수치다. 지난 1월 14.1%로 떨어진 점유율은 2월에 12%대로 내려가며 2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 빅3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포드는 지난 2월 14만2006대를 판매하며 월간 판매실적 1위에 올라섰다. 시장 점유율은 18.2%다. 전년대비 무려 43.4% 올랐다.
특히 포드의 1위 탈환은 지난 1998년 이래 12년만이다. 포드는 지난 금융위기 때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다. 이때 미국 소비자로부터 ‘가장 믿을만한 자국 브랜드’로 인식된 것이 이번 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다른 빅3 크라이슬러는 2월 한달간 8만4449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소폭(0.5%) 증가했다. 하지만 전월대비로는 큰 폭(47.8%) 성장했다. 마케팅의 본격 강화와 함께 도요타의 추락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네럴모터스(GM)는 14만1535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2.2% 상승했으나 전월대비 판매량이 감소(-3.3%)했다. 점유율도 18.1%로 하락해, 포드에 비해 0.1%포인트 뒤졌다.
아울러 이달 초 130만대의 대규모 리콜 실시한 것도 향후 GM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2년간 일본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미국 빅3는 이달 시장 점유율을 44.9%로 확대했다. 지난해 평균 점유율은 42.7%였다.
현대·기아차와 닛산도 도요타 추락에 따른 실익을 챙긴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월 한달간 전년비 10.2% 증가한 5만856대를 판매했다. 증가세는 시장 평균치를 약간 밑돌았다. 점유율도 지난달 7.5%에서 0.1%포인트 내려갔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 평균 점유율 7.0%에 비해 계속 높은 실적을 이어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빅3의 몰락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판매고를 올린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지난해 수준의 판매고만 유지하면 절반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달 실적은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판매량이 안정 단계에 접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전년대비 11% 증가한 3만400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는 전년대비 9% 증가한 2만4052대를 판매했다.
일본 닛산 역시 전년대비 29.4% 많은 7만189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평균 7.4%를 크게 웃도는 9.0%를 기록했다. 8만671대를 판매한 혼다는 점유율이 10.3%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평균(11.0%)에는 못 미쳤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