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운용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 주식을 잇따라 대량 매도해 투자자를 울리고 있다.
차익실현으로 풀이할 수도 있으나 미래운용이 지분율을 최고로 끌어올렸을 때 주가상승률 또한 가장 높았던 만큼 투자자는 본격 조정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운용은 작년 4월 말 LG화학 지분율을 13.63%(903만2000주)까지 늘린 뒤 매도로 돌아서 전달 말 현재 10.64%(705만3000주)로 2.99%포인트나 줄였다.
미래운용이 올해 들어 팔아치운 주식만 4만주에 가깝다. 이 운용사가 보유한 LG화학주는 연초 709만1000주에 달했으나 전달 말 705만3000주로 두 달만에 3만8000주나 빠져나갔다.
주목할 것은 미래운용 지분율과 LG화학 주가상승률이 비례해 왔다는 점. 작년 4월 말 지분율 13.63%로 고점을 찍었을 때 월간 주가상승률은 무려 57.22%에 달했다. 이에 비해 지분율을 10.64%까지 떨어뜨린 전달 주가 상승률은 고작 5.91%에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인 미래운용이 지분율을 조정하면 이를 나침반 삼아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도 많다"며 "이 운용사가 LG화학 지분을 꾸준히 줄이고 있는 만큼 투자자 역시 상투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운용사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보유비중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차원에서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주가 부양책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
LG화학만이 아니다. 미래운용이 연초부터 삼성테크윈(50만6000주)ㆍLS산전(10만주)ㆍ소디프신소재(3만9000주)를 줄줄이 매도하자 회사 주가 역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삼성테크윈이 1월 한달에만 16.20% 떨어졌고 LS산전(-14.25%)과 소디프신소재(-11.70%)도 나란히 밀렸다.
미래운용 관계자는 "개별 기업 주가 등락을 운용사 보유 비중만 가지고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외국인 매매 동향이나 기업 실적 증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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