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 사이에 설립된 신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영업실적을 내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다.
시장 여건 악화와 업계 내 치열한 경쟁으로 상당수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물론 심지어 자본금을 까먹는 등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받은 8개 증권사는 2009 회계연도 1~3분기(4~12월) 평균 241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KTB투자증권(-348억원)과 바로투자증권(-7억원), 애플투자증권(-24억원), ING증권(-15억원) 등 4개사가 전 회계연도에 이어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LIG투자증권(38억원)과 토러스투자증권(27억원), IBK투자증권(62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26억원) 등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익 규모가 대부분 50억원을 밑돈 수준이다.
신규 자산운용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8~2009년에 인가받은 자산운용사 19개사 가운데 2009 회계연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16개사(84.2%)가 순손실을 기록했다.
라자드코리아(5억4천만원), 트러스톤(36억7천만원), 아이엔지리얼이스테이트(160억원) 등 3곳 만이 순익을 냈다.
알지에너지자원 등 6개사는 작년 말 현재 설립 이후 펀드 설정조차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플러스, 메리츠, 블랙록, 더커, 현대스위스, 알지에너지자원, 지에스, 얼라이언스번스틴, 아시아, 현대, 아쎈다스, 에스크베리타스 등 12개사는 8.8%에서 최대 45.7%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말 현재 21.7%의 자본잠식을 기록한 메리츠자산운용은 2일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을 통한 5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다른 자산운용사들 가운데 일부도 증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사 등은 인가 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최소 자기자본을 유지해야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자금 유출, 부동산 침체 등 펀드시장 여건이 좋지 않고 정해진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생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잠식 회사들이 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어 최소 자기자본을 유지하지 못해 인가 취소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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