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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접대비·기부금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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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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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대기업들의 접대와 기부금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룸살롱 봉변'으로 이른바 '접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접대비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 등으로 10%가량 줄어들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이 제출한 2009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접대비를 공개한 49개 기업의 총 접대비는 779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의 859억9천만원에 비해 10%가량 줄어든 규모다.

기업별로도 접대비를 10% 이상 줄인 기업은 20개인 반면 10% 이상 늘린 기업은 10개에 그쳐 상당수 기업이 접대비를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별로는 유한양행이 지난해 49억4천만원에서 24억9천만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두산인프라코어도 46억4천만원에서 27억5천만원으로 급감했다. SK네트웍스와 LG생명과학은 각각 각각 30.2%와 29.2%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기업들이 각종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접대비를 사실상 '구조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건비나 재료비 등은 기업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어서 이 부분의 비용절감은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접대비에 우선 손을 댔다는 것이다.

접대비를 줄인 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현대상선(12억5천만원→23억8천만원), 호남석유(5억3천만원→8억8천만원), 아모레퍼시픽(13억4천만원→17억2천만원) 등 일부 늘어난 곳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한득 연구원은 "지난해 대기업의 실적이 예상 외로 좋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매출 증가보다 비용 절감에 기댄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78개사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7천443억7천만원으로 전년도 9천253억3천만원에서 1천809억6천만원(1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 항목엔 통상적인 사회단체와 학교, 불우이웃에 대한 기부금뿐 아니라 임직원 자녀 교육비 등 직원 복지금도 일부 포함된다.

지난해 기부금이 전년 대비 5분의 4 수준으로 준 것은 전년도인 2008년 회계연도에 기부 규모가 컸던 이른바 '큰손'들이 기부금을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2008년 1천3천89억1천만원으로 기부금 순위 1위였던 삼성전자는 대학 기부금 부분이 줄어 지난해 995억5천만원으로 393억5천만원(28.3%) 급감했고, 2위였던 포스코도 같은 기간 1천128억6천만원에서 1천64억1천만원으로 64억5천만원(5.7%) 감소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1천81억5천만원에서 90억2천만원으로 무려 991억3천만원(91.7%)이나 줄어 감소 규모가 제일 컸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2008년 태안반도 기름유출 피해지역 발전기금으로 1천억원 출연한 탓에 당시 기부금이 일시적으로 늘었던 것으로, 이 발전기금을 제외하면 오히려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SK텔레콤은 2008년 회계연도 996억에서 지난해 707억7천만원으로 29.0% 감소했다. KT는 전년도 세전 순이익에 따라 연동되는 사내복지기금 부분이 축소되면서 같은 기간 631억원1천만원에서 344억1천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2008년 기부금 상위 10위 기업 중 현대차만이 276억7천만원에서 561억5천만원으로 갑절 이상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소금융에 100억원을 출연하고, 불우이웃돕기 등 기존 사업을 확대시행해 기부금이 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08년 기부금이 30만원에 불과했던 태광산업이 지난해 155억4천만원으로 늘어나 기부금 상위 순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SK케미칼도 같은 기간 61억9천만원에서 203억원으로 세배 이상 급증했다.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김동준 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괜찮아졌으나 전반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긴축경영, 내실경영에 들어가 기부금 등 비용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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