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회계·투자 자문회사인 삼일회계법인이 18일 '대북투자 10계명'이란 책자를 발간했다. 남북경협이 시작된 1988년 이래 국내 회계법인이 대북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투자 권고사항을 책으로 묶어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일회계법인은 현대아산의 회계감사를 대북진출 초창기부터 해 왔으며 최근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북한 당국으로부터 라선 특별시내 설립 승인을 받은 농·수산물 가공유통업체 '매리'에 대한 투자자문도 맡고 있다.
236쪽 분량의 이 책자는 삼일회계법인이 북한 개성공단과 개성이외 지역에 진출한 기업 약 20개를 2008년말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인터뷰해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정리한 일종의 사례연구집이다.
책자에 제시된 '대북투자 10계명'은 '①북한을 먼저 이해하라 ②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 ③사업성 검토를 소홀히 하지 마라 ④적합한 채널을 파트너로 맞이하라 ⑤인내심을 갖고 협상에 임하라 ⑥강력한 사명감과 의지로 무장하라 ⑦북한 근로자와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라 ⑧열악한 인프라에 대비하라 ⑨대북사업에 사운을 걸지 마라 ⑩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을 주시하라'이다.
먼저 제1계명을 구현해 성공한 업체로는 '㈜신원'이 꼽혔다. 이 기업 구성원들은 공장 준공 3개월전부터 미리 입주해 철저한 학습과 현지화를 준비했다.
제3계명과 관련해서는 북한내 TV 수요 예측도 못한 채 1997년 평양 외곽에 TV공장을 설립하려다 북한 당국이 남한 기술자의 평양 상주에 난색을 표해 사업계획이 전면 철회된 A기업을 예로 들었다.
제4계명과 관련해서는 만약의 사업계약 변경요구에 대비해 사전에 군, 당, 내각 등을 고루 접촉해 북한측의 사업 제의가 먼저 있을 경우에 착수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차선으로 중국측 파트너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밖에도 북한의 정치·경제·금융제도 등 일반 개황과 함께 개성공단과 다른 북한 지역에 대한 투자여건 및 투자사업 절차 등이 실려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대북투자지원팀을 이끌고 있는 이태호 전무는 "개성공단의 경우, 사전준비부터 꼼꼼히 한 기업들이 대체로 연착륙했다"며 "개성공단 이외 지역은 앞으로 중국 기업처럼 북한의 광물개발과 도로·항만개발을 연계한 사업을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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