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의 현장경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3-29 10: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외과의사에서 그룹 수장으로 변신한 박용현 두산 회장은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사진은 박 회장이 2009년 12월 카타르 라스라판 담수 플랜트를 방문해 물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해 묻고 있는 모습.

박용현(사진) 두산그룹 회장은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1년은 외과의사에서 인프라지원사업(ISB) 글로벌 기업의 수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취임 후 1년 동안 계열사 사업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스킨십 경영'을 실천했다. 1년 동안 출장 횟수는 21회로 이동거리만 총 10만1000km에 달한다. 비행기에서 보낸 시간도 154시간에 이른다.

이는 전세계에 걸쳐 있는 두산의 사업 현황을 파악하고 현장 경험이 다소 부족하다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두산 관계자는 "취임 초기만 하더라도 '의사 출신 CEO'라는 수식어가 박 회장을 따라다녔지만 지금은 '현장경영 전도사'로 불린다"며 "거의 매달 출장 일정이 잡혀있다"고 귀뜸했다.

특히 지난해 6월 발표한 자구안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어서 '경영인 박용현'을 새롭게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두산은 두산DST 삼화왕관(사업부문) SRS코리아(버거킹ㆍKFC) 등 3개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49%씩을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 중소형 건설장비업체 밥캣을 인수하면서 생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시너지 효과가 적은 계열사를 과감하게 떼어내어 주력 계열사에 집중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두산 담당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들은 고 박두병 명예회장과 박용곤 명예회장, 박용성 전 회장이이 일궈놓은 알짜 계열사들"이라며 "박 회장의 결단이 빛났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글로벌 발전설비 업체인 체코 스코다 파워를 4억5000만 유로에 전격 인수했다.

스코다 파워는 발전소의 핵심설비인 스팀터빈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로 두산중공업 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재무건정성 악화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언제든 유동성 위기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의 영업이익률은 2006년 6.4%에서 2009년 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계열사(두산ㆍ두산중공업ㆍ두산인프라코어ㆍ두산건설ㆍ두산엔진ㆍ두산메카텍) 순차입금은 2억5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박 회장 역시 이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불투명한 경기 상황 아래에서 재무건정성이 더욱 중요다. 국제회계(IFRS) 기준에 맞는 재무건정성 확보를 해야한다"며 주요 경영방침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외과의사에서 글로벌 기업의 수장으로 변신에 성공한 박 회장. 그가 또다른 100년을 이어갈 두산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