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대 속보지표 발표시간을 장 개시전으로 변경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오후 1시30분에 발표돼 오던 '산업활동동향·고용동향·소비자물가지수' 등을 오전 8시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김선환 정치경제부 | ||
우선 명분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정부가 말한대로 이들 지표들은 우리 경제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든 긍정적인 평가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만일 일부의 우려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개입됐다면 발표시간 변경은 다시금 재고해 봐야 한다.
투자자들은 정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이를 시행함에 있어 일관성을 갖춰 왔는 지를 중요한 척도로 활용한다. 일관성을 결여한 정책시행은 시장의 오해를 낳고 급기야 시장불신을 자초한 우(愚)를 수없이 봐왔다.
'뭐 발표시간 변경쯤이야'라는 안이한 생각이라면 오산이다.
발표 시간 변경 과정에서 보인 정부와 통계청의 밀어부치기식 처사도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와 통계청의 말대로 속보지표자체가 시장에 상당한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면 사전에 언론과 상당한 정도의 교감을 했어야 했다. 어느날 갑자기 내려와서 마치 '통보' 하듯 꺼내들 얘기가 아니다.
사실 속보발표 시간 변경은 지난 정부에서도 있었다. 과거에는 '무엇때문에' 시간을 조정했고, 이 과정에서 무리한 수는 없었는 지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 또 다시 변경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통계시간 변경이 어떤 정책이건 지난 정부와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게끔 해야 한다. 과거로 회귀하려는 듯한 인상을 갖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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