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건설, 턴키 공사 시공권 포기 "왜?"

영산강 하구둑 2공구, 50.32% '덤핑'공사 "계약보증 미발급 때문"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지난 2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남양건설이 '덤핑 수주'한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 2공구의 턴키 사업권을 포기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건설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보증기관이 보증서 발급을 중단함에 따라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 2공구의 실시설계 적격자의 대표사 지위를 포기한다고 한국농어촌공사에 통지했다.

남양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으로 건설공제조합에서 보증서가 발급되지 않는다"며 "시공을 할 수 있으나 보증서가 나오지 않아 불가피하게 공사포기 공문을 보냈다. 현재 농어촌공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농어촌공사와 남양건설이 계약한 2공구 사업을 누가 승계할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본래 재공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남양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동부건설(지분율 30%)에 사업 승계의사를 타진했다"면서 "승계 의사가 있으면 심의를 통해 결정하며, 동부건설도 사업 포기의사를 밝힌다면 차순위인 사업권에 넘길 것인지 재입찰에 들어갈 것인지 결정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동부건설이 낙찰률 50% 수준으로 '덤핑 수주'한 사업을 적자 시공을 감수하고라도 시공권을 이어받지는 않을 거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현재 동부건설은 원가율 분석을 진행 중이며 농어촌공사로부터 '공사 포기의 직접원인 제공자가 아니며, 공동도급 구성원으로 단순참여한 경우에는 제제를 가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상태다. 공사를 포기해도 '부정당업체' 등록은 되지 않는다.

만약 동부건설이 시공권을 이어받지 않을 경우, 차순위자인 한양에 기회가 넘어온다. 

하지만 약 남양건설보다 500억원 정도 높게 입찰한 한양이 시공권을 이어받을 경우 남양건설이 시공했을 때에 비해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시민·사회단체 등에게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또한 재입찰을 하면 입찰공고 등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실시설계적격자 선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려, 4대강살리기 사업의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영산강하구둑 2공구 구조개선사업은 남양건설이 한양과의 2파전에서 시공권을 낚아챈 사업이다. 하지만 설계점수에서 한양(90.05점)에 비해 13.5점 낮은 점수를 받은 남양건설(76.55점) 측에서 공사 수주를 위해 과도하게 낮은 가격에 덤핑 수주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책정 예산은 2052억2328만원이나 남양건설은 1032억6800만원을 제시했다. 이로써 50.32%의 낙찰률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인 4대강 살리기 건설공사 금강 5공구 낙찰률(50.24%) 다음의 최저 낙찰률을 기록했다.

농어촌공사의 이 사업은 영산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 하구둑에 연결 수로와 배수 갑문을 대폭 넓히는 건설공사로 오는 2012년 말 완공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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