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실패한 가운데, 인터넷 중계권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드컵 중계권을 갖게 된 SBS는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 3사 및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 측과 인터넷 중계권 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
SBS는 업체 규모 등에 따라 20억원 안팎으로 중계권 판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SBS에 지급한 중계권료보다 서너 배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인터넷서비스 업체는 SBS가 제시한 중계권료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우선 업체들은 이번 월드컵 경기가 저녁 시간대나 새벽 시간대에 진행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시청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보는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면서 "대신 직장인이나 학생 등이 새벽시간대에 보지 못한 경기를 낮에 VOD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체들은 한국 대표팀 등 일부 경기만 생중계하고 VOD 위주로 서비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밴쿠버 올림픽 경우, 오전 시간대에 상당수의 경기가 치러져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를 시청한 바 있다.
이밖에도 업체들은 SBS에 지급하는 중계권료 외에도 트래픽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네트워크 대역폭을 확충하고 서버를 추가로 확보하는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더구나 한국 대표팀이 16강에서 탈락할 경우 월드컵 붐이 초반에 꺼질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광고주가 부족해 인터넷 방송의 수익모델이 딱히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인터넷 등 뉴미디어는 국민의 접근 채널을 다양화시킨다는 점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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