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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차의 새 중형 세단 K5. (제공=기아차) |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동생(기아차)이 형(현대차)을 앞지르기 위한 ‘추월 깜빡이’를 켰다. 마치 ‘형 만한 아우도 있다’고 말하는 기세다.
이달 초 발표한 국내 자동차 5사의 4월 내수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의 점유율은 44.9%(5만5339대·수입차 제외)였다. 지난 2008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45% 밑으로 떨어진 것.
반면 기아차는 31.3%로 20%를 밑돌던 지난해와는 달리 점유율을 ‘야금야금’ 높여 가고 있다. 지난 1~3월 평균 점유율(30.9%)보다도 0.4% 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신형 쏘나타 출시 이후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던 반면 기아차는 K7, 스포티지R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출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아차는 모닝, 프라이드, 쏘렌토R, K7 4개 모델이 현대차의 경쟁 모델(베르나, 싼타페, 그랜저)을 누르고 각 차급 판매량 1위로 올라섰다.
특히 기아차가 지난달 말 출시한 중형 세단 K5가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며 중형차의 대명사 쏘나타와도 필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K5 기대감에 국민 중형차 ‘쏘나타’ 주춤
기아차의 중형 세단 K5(로체 후속)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다. 지난달 29일 출시한 K5는 사전 예약 6000대를 포함해 벌써 9000대가 계약됐다. 쏘나타에 필적하는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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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쏘나타. (사진=현대차 제공) |
이에 업계는 같은 기업 제품이 서로의 판매량을 갉아 먹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을 우려하고 있다.
오히려 K5의 또 다른 경쟁자인 르노삼성의 뉴 SM5는 고객 충성도가 높아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 SM5는 이달에도 6194대의 견조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K5와 쏘나타는 디자인과 성능이 취향에 다른 만큼 잠식 효과보다는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하반기엔 누가 형인지 보여주마”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하반기에는 현대차가 주요 신차를 내놓으며 아우의 기강 잡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오는 하반기에 신형 베르나와 신형 아반떼를 내놓는다. 두 차종은 각각 기아차 프라이드, 포르테와 동급 모델이다.
또 연말에는 신형 그랜저를 내놓으며 K7에 내준 준대형 1인자 자리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형 아반떼는 현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모터쇼에서 김연아와 함께 세계 최초로 등장, ‘김연아의 첫 차’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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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신형 아반떼.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이 차량은 지난달 29일 부산모터쇼 미디어데이 때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제공=현대차) |
그럼에도 경소형차에 주력했던 기아차가 K시리즈를 통해 중대형차에서도 자신감을 얻은 만큼 하반기 한지붕 두 브랜드의 경쟁 구도는 여전히 일대 접전이 예상된다.
서춘관 기아차 마케팅실 이사는 “K7 론칭 성공에 이어 K5까지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이제 기아차가 세단시장에서도 진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두 브랜드의 내수 경쟁이 해외 시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 사가 같은 차급에서 내수 경쟁을 벌이며 일부 잠식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쏘나타는 내수 시장에서는 주춤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는 1만8536대(신형 1만 3859대)가 팔리며, 닛산 알티마를 제치고 혼다 어코드, 도요타 캠리에 이은 3위에 올랐다.
기아차도 올 초 본격 가동에 들어간 조지아 공장에서 쏘렌토R 판매가 안정 궤도에 들어간 데 이어 K5, K7도 하반기 해외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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