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지난주 국제유가가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에 따른 미국증시 폭락 및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유로존 재정위기, 일시적인 유가하락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유가는 전일에 비해 배럴당 2.86달러 내린 77.11달러에 거래됐다.
중동산 두바이(Dubai) 현물유가도 배럴당 2.60달러 하락한 81.38달러를 나타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브렌트(Brent) 선물유가 역시 2.78달러 내린 79.8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유가 하락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주요 유럽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데 따른 것이다.
전대승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에 이어 스페인으로 재정위험이 진전되고 있다"며 "유로 존에 속하는 국가들이 총체적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가장 우려되는 국가는 스페인이다. 유로존 국가 중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가장 많이 의지해서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이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져 상품가격이나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큰 경기흐름을 보면 현재 글로벌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 유가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 멕시코만 유출사태 장기화시 유가 100弗 상회
이런 가운데 멕시코만의 원유유출 사태를 조기에 잡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가 조만간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가가 오른다는 전망은 일시적인 석유공급 중단에 따른 것"이라며 "일단, 미국에 저장된 원유가 많아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멕시코만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하루 약 150만 배럴, 이는 미국 전체 하루 석유생산량(총 670여만 배럴)의 4분의 1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해상에 석유항구가 있는데 유조선들을 운항할 수 없다면 석유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급 차질이 현실화된다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경기회복에 따라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석유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석유시장에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 자금(헤지펀드)이 대폭 유입되고 있다는 게 원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는 원유수급에도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희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주 전문연구원은 "멕시코만 사태가 커진다면 유가는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지난 3월 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안 시추를 허용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원점이 된다면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환경오염 문제로 시추가 제약돼 연안에서의 석유공급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석유시장에 투기자금이 몰려오는 데 대해 그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년 전 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유가가 150달러가 넘을 때 전체자금 중 50% 이상이 투기자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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