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성공'과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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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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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최근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표정이 한층 밝고 여유로워졌다.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답은 교묘히 피해가면서 기자들에게 "요즘 내가 인기가 좋다"며 가벼운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승자의 여유다.

포스코는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실사와 가격 협상 등 후속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정 회장이 포스코 최고 수장 자리에 오른 후 공공연히 인수 의향을 밝혀왔던 '탐'나는 회사였다.

그가 주창한 '포스코 3.0 시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우인터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해외 자원 개발 능력, 해외 체류 경험이 많은 인적 자원들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 성공으로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포스코의 역대 회장 중 어느 누구도 이같은 대형 인수합병(M&A)건을 성공시킨 적이 없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롯데는 정 회장의 리더십을 더 부각시키는 기회가 됐다.

가격 결정을 이사회로부터 전적으로 위임 받은 상태에서 자칫하면 실패의 책임을 모두 져야 할 만큼 부담도 컸다.

정 회장은 이 모든 부담을 안고 인수 가격으로 3조 45000억원을 써냈다. 사야할 지분의 시가(2조4500억 원)에 1조를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더 쓴 것이다. 이는 롯데보다 약 2000억 원 앞선 가격으로 포스코가 대우인터를 품에 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에게 남아 있는 과제는 여전히 많다.

지금까지 인수합병(M&A)에 심혈을 기울여왔다면 이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

새로운 식구가 된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적 자원들을 품에 안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대우인터내셔널의 일부 임원들의 해외법인 지원신청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정 회장이 평소 주창해온 '소통'이 대우인터내셔널에서도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 하고 있는 타이녹스 인수건과 지지부진한 인도 오리사주 제철소 건설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정준양 회장이 아직 마음껏 웃지 못하는 이유다.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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