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임기를 마친 박봉흠 전 금융통화위원의 후속 인선을 이번주 중에 추진한다.
대한상의는 당초 시장 전망과는 달리 민간 및 한은 출신 인사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새 금통위원 인선은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며, 어떤 인물이 낙점될 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3일 대한상의 고위 관계자는 "대한상의 추천 금통위원이 한달이나 공석이었기 때문에 5월 중에 추천 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어떤 인물을 추천할 지는 내부 토의를 거친 뒤 외부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추천으로 금통위원을 지낸 박 전 위원은 지난달 24일로 임기를 마쳤으나, 대한상의는 후속 인선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이에 7명으로 구성된 금통위는 이달 금통위를 6명으로 진행하는 등 정상적인 통화정책 결정에 차질을 빚었다.
만약 대한상의가 이달 중에 새 금통위원을 추천하지 못하면 다음달 10일 열리는 6월 금통위도 정상 운영이 불가피하다.
대한상의는 이번 인선에서 관료 출신은 물론 교수,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등 민간전문가와 한은 출신으로도 추천 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인선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하지 않아 최근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인물들은 근거가 낮다"며 "학자나 한은 출신의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있으며 현재로서는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추천 금통위원은 그동안 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독점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관료 출신을 추천할 경우 정부 정책에 협조적인 '비둘기파'가 금통위를 장악하게 돼 출구전략이 늦춰질 수 있으며, 정부가 통화정책까지 간섭하려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성태 전 총재 시절 금통위는 매파 3명, 비둘기파 3명, 중도 1명으로 황금 분할을 이뤘다.
하지만 김 총재 취임과 임승태 위원 선임으로 매파와 비둘기파의 비율은 현재 2대 4 정도로 깨졌다. 여기서 대한상의가 관료 출신을 추천하면 2대 5로 비율이 벌어지게 된다.
매파로 분류되는 이주열 부총재나 김대식 위원이 총재와 다른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0대 7까지도 밀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가 금통위 내 적절한 비율 조정을 위해 추천 대상으로 관료에서 비관료 출신으로 넓힌 것이다.
또 전문성과 민간출신을 선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대한상의의 결정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둘기파 인사 중에서는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 임영록 전 재정부차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매파 인사 중에서는 박재환 전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이나 김수명 금융결제원장, 정규영 전 서울외국환중개,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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