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올해 수주 목표인 3조원 가운데 해외에서 40%인 1조2000억원을 달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절반인 6000억원은 싱가포르에서 가져올 계획입니다."
발로 뛰는 최고경영자(CEO)로 업계에 소문이 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사진)의 포부다. 김 회장은 올해 해외건설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침체된 부동산시장과 제한된 공공공사 물량 등 국내 시장에선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김 회장은 국내 현장 보다 해외 현장을 더 챙긴다. 프로젝트 규모가 크든 적든 수주부터 시공까지 일일이 챙긴다. 발주처에 공사 책임자로서의 자세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로 김 회장은 매년 명절이나 연휴를 반납하고 해외 현장을 직접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발주처를 만날때마다 회사 팜플렛과 자신의 이력서를 동봉해 다닌다. 자신의 이력을 공개하는 것이야 말로 발주처의 신뢰를 얻는 첫 단추가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김 회장은 "한국 건설업계에도 벤츠나 BMW와 같은 명품 건설사가 있어야 한다"며 "쌍용건설은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고급 프로젝트 수주 등을 통해 명품 건설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입버릇 처럼 말한다.
김 회장의 이 같은 신념은 9000억원 규모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를 비롯해 오션 프론트 콘도미니엄,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인 W호텔 공사 등의 수주로 이어졌다.
또 김 회장의 이 같은 열정이 반영돼 지난 3월에는 4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그간 대표이사가 아닌 탓에 해외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신뢰성 문제 등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이 고려됐다"며 "회장으로서 경영 중심 역할을 해왔던 만큼 대표이사를 맡아 더욱 책임 있는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몇 년간 공을 들여 온 만큼 올해부터는 해외에서도 본격적인 결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은 올해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플랜트 사업 부문을 중·장기적으로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대규모 도시개발, 고급 건축, 사회 인프라 시설 등의 수주가 전망되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수주 영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환경, 담수, 발전 부문을 특화시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등에서도 안정적인 차관 공사에 선별적으로 참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친환경 건축 공법에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그린빌딩을 공략하기 위해 세계적인 권위의 미국 LEED 인증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또 최첨단 3차원(3D) 설계 기법인 BIM을 현장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BIM이란 건설 전 과정의 정보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선진 설계 기법으로 디자인 차별화, 공기단축, 공사비 절감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적화된 BIM 설계는 건축물이 소비하는 에너지를 6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그린빌딩 분야는 2010년 전세계적으로 6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싱가포르를 포함한 해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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