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중단 선언…현대아산 "일단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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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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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추가 구조조정 나설 듯
-경력사원 모집 등 건설부문 강화


(아주경제 김병용ㆍ이정화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간 교역ㆍ교류 전면 중단' 선언에 현대아산의 대북협력사업이 존폐기로에 놓였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추가적인 구조조정 및 사업구조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며 버텨왔던 현대아산도 이번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대북협력사업에 대한 희망의 끈이 끊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현 상황에서 민간기업인 현대아산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 현대그룹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지역과 개성 공단 조업에 당장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은 지난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이후 지난달까지 2647억96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은 1144억원으로 전년대비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때문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직접 방북길에 올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고자 했다. 하지만 정부의 원칙 고수로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북한은 지난달 금강산관광지구 내 정부 소유 부동산과 민간사업자 소유 부동산을 모두 '몰수'한 상태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근무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여 16명만이 근무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그룹은 최근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체결을 앞두고 있어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대북사업 중단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현대아산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아산은 지난해 1084명이던 직원을 384명으로 64%나 줄였다. 또한 임직원 급여도 10% 삭감했고, 금강산의 버스 등 차량 41대와 개성의 덤프트럭 등 중장비 41대를 포함한 북한 사업소의 자산 일부도 매각했다.

사업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아산은 최근 건설관련 경력사원을 모집하는 등 건설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며 ‘종합 건설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아산의 올해 매출목표는 3800억원이다. 이중 건설부문 매출액은 1014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해 대북관광사업을 제치고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도급순위 역시 지난해 135위에서 110위까지 상승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과거 남북관계 경색으로 대북 관광이 위축되면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건설 부문을 강화해왔다"며 "대북사업 중단으로 이제는 주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대북사업 구상 역시 검토단계에서 사장될 처지에 놓였다.

현대ㆍ기아차그룹과 포스코는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대규모 광산 개발을 추진했지만 사실상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북한 내 주유소ㆍ건설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는 SK그룹 역시 이들 기업들과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북한 당국과 남포 수리조선소 건립을 위해 몇 차례 접촉한 적은 있지만 중단한 상태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계획은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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