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스페인 등 이른바 PIGS 국가들에 이어 선진시장인 미국의 신용등급 마저 강등대상 논란에 휩싸이자 재정위기 리스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26일 외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미국이 추가 재정적자 축소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Aaa인 현 등급이 하락 압력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재정은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등과 맞물려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지난 2월에도 무디스는 "미국이 현재 최고 국가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이유는 경제와 기업들의 높은 체력 때문이지만 현재의 정부 부채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은 강등 압력을 받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굵고 짧았던' 금융위기와는 달리, 선진국 재정 문제는 '가늘고 길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위기 해결 이후 다가올 중장기적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것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그리스 재정위기가 남유럽 국가들의 부도 사태 등으로 이어지거나 유로 체제의 존속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극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면서도 "유로 지역의 경기 회복 전망은 더욱 낮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재정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동안 경기 회복의 속도가 느려지고, 저성장 구도가 장기화 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부담이 점차 커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재정긴축이 경기 회복을 억제하지 않아야 향후 재정수지가 건전해질 수 있지만, 이번 국면은 재정 긴축이 심할 수 있어 과거에 비해 재정적자가 심해질 경우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이번 이슈가 리먼 사태처럼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로화 약세 조정 기간 동안 글로벌 증시가 기간 조정 양상을 띨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험적으로 아시아 외환위기 때 글로벌 주가 횡보 기간과 아시아 환율 조정 기간이 일치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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