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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요 상품가격의 상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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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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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18일, 국제유가의 배럴당 70달러 선이 붕괴됐다. 유럽발 재정위기 충격으로 다른 주요상품 가격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면서 '최후의 도미노'였던 유가마저 쓰러진 것이다.

올해 초 들어 주요상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국제상품선물 시장의 동향을 나타내는 국제상품선물(CRB) 지수도 505포인트에서 급락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를 멈추고는 460-48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의 왕성한 수요 및 철광석 업체의 독점적 공급구조가 철강석 가격을 끌어올리고, 아시아 남부일대 가뭄 및 동아시아의 한랭화 현상으로 농산품 가격도 올랐다.

지난 4월14일, 상하이 상품거래소 10월물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봉 가격은 한 때 톤당 4898 위안까지 뛰기도 했고, 9월물 고무 가격은 톤당 2만6000 위안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신 부동산 시장 정책을 발표하자 맹렬한 상승세에도 비로소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주요 산업 원자재 중 석유는 중국 거시조절정책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상품이다. 그러나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13%를 차지하는 유로존이 그리스 재정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데다가 5월3일 이후 미 달러지수가 6% 급등하자 달러로 거래되는 유가도 결국 단기자금의 공격을 받아 폭락했다.

그러나 석유 수요가 장기적인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왜냐하면 올해 1분기 중국 석유 수입량은 5668만 톤에 달해 작년보다 38.6% 증가하면서 전 세계 석유 수요증가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 는 2010년 전 세계 석유 일일 평균수요는 작년보다 약 2% 증가한 17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만약 유로화 위기로 시장이 붕괴되지 않는 한 유가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임을 알 수 있다. 설령 구미지역의 수요가 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개발도상국이 배럴당 80달러 선을 방어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어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한 번 수렁에 빠진다면 중국의 수요만으로 상품가격을 지탱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0년 5월 기준 전 세계 각국의 국가채무 총액은 이미 38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 중 일본의 정부채무는 무려 전체GDP의 200%에 가까웠으며, 미국 정부부채도 GDP의 53.7% 수준이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 국가 상황 역시 그리스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더군다나 현재 각국의 채무는 여전히 급속한 증가 추세에 있다. 2009년 당시 미국·일본의 재정적자 모두 GDP의 10%에 불과했었고, 유로존 전체 재정적자도 6.3% 이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미국·독일의 정부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2.1%, 8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이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두 가지다. 새로 국채를 발행하거나 긴축정책을 실시하는 것. 첫 번째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이 위축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부채를 줄일 수 없다. 따라서 각국은 경제성장 속도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재정긴축정책을 실시해 부채를 줄여야 한다.

정부부채를 위기 이전의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미국·일본은 향후 십여 년간 그리스처럼 예산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지방 정부의 엄청난 채무를 감당해야 하는 중국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향후 십 여 년간의 전 세계 재정긴축 상황 속에서 주요상품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단 가격이 고삐 풀린 듯 치솟는다면 또 한 차례의 글로벌 재정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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