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 지자체장 후보들이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향후 이 공약들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공약들이 대부분 지역 주민들에게 관심은 높지만 막대한 사업비 등으로 인해 실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7일 각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캠프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지역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선거 기간에도 꾸준히 유권자를 만나 상대 후보와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시장 후보 뿐만 아니라 각 구청장 후보들도 장밋빛 계획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자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에서는 노후 아파트 재건축 문제를 둘러싸고 후보들의 구애가 뜨겁다.
각 후보 모두 재건축 과정에서 주민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지태자 후보는 지역개발 위한 '강남개발공사' 설립 방안도 제시했다.
강동구에서는 현 구청장인 민주당 이해식 후보가 낙후된 천호1·3동에 대한 뉴타운 추가 지정과 지하철 9호선 강일동 연장 공약을 들고 나왔다. 반면 최용호 한나라당 후보는 월드컵공원·서울숲 등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강동구를 자연이 살아 있는 '생태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의 공약이 제대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추진은 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칫하면 단순한 공약(空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각종 개발 계획이 난무하기는 다른 기초단체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구 110만 명의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인 경기 수원에서는 수원·화성·오산 행정구역 통합, 전국 최고의 IT도시 인프라 구축, 광교신도시내 컨벤션호텔 건립 등의 공약이 나왔다.
총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경남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서도 마산 로봇랜드, 진해 국제관광자유지역, 마산 진전·진동 녹색산업단지, 마산 신항 배후의 제2자유무역지역 등의 거창한 개발 계획이 나왔다. 경기 성남 시장 선거에서는 후보들 간에 구도심 재개발 사업과 분당신도시 리모델링 추진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각 지역 후보들의 개발 공약이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다. 하지만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예전처럼의 폭발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지난 2008년 부동산 시장이 고점을 찍을 때는 선거 때 후보들의 개발 공약이 커다란 폭발력을 발휘 했다"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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