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경기침체로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불황에 시달리면서 이들에 대한 은행권 대출이 크게 축소됐다.
그동안 우량고객으로 분류돼 다양한 금융혜택을 받아 왔지만 이제는 대출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아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전문직 대출 잔액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국민은행의 전문직 대출 잔액은 4월 말 현재 4403억원으로 지난해 말(4277억원)보다 126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는 에이스전문직대출, KB닥터론, KB로이어론 잔액을 합친 수치다.
우리은행이 의사,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메디클럽 대출 잔액은 4106억원에서 4173억원으로 6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법무, 회계 전문직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전문가클럽 대출은 4788억원에서 5118억원으로 33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전문직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전문직사업자신용대출 잔액은 262억원에서 261억원으로 오히려 1억원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전문직 대출 잔액도 3473억원에서 3299억원으로 174억원 줄었다.
하나은행의 닥터클럽 대출은 3조2000억원에서 3조1887억원으로 113억원 감소했고, 로이어클럽은 1572억원에서 1702억원으로 130억원 가량 늘었다.
은행들이 전문직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병·의원의 경우 환자가 줄어들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들어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다.
국내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0.74%에서 지난 4월 1.08%로 0.34%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2월에는 1.14%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문직 대출은 기본적으로 신용대출인데다 대출액도 일반 신용대출보다 훨씬 많다"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전문직들이 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더욱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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