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방한한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29일 가진 국내 재계인사와 간담회 뒤 이 자리에 초대받은 대기업 5곳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이 행사에 참석한 국내 기업인은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포스코 정준양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등 5명. 매출액 등 외형적 규모를 기준으로 한 상위 5대 그룹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 구성이다.
업계에선 이날 행사로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는 국내 대기업의 윤곽이 확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대기업이 저마다 세계 최대 신흥시장인 중국 진출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 행사를 주관한 주한 중국대사관이 직접 `빅5'를 선별했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이 일단 중국 진출에 유리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 행사에 간여한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 시장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고 중국 사업 확장을 적극 추진중인 국내 대기업 5곳을 심사숙고해 자국 총리와 면담을 주선했다.
중국 정부 측은 또 전자, 철강, 조선,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업종의 선두기업을 고르게 안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5개 기업은 모두 중국에 현지 생산공장 또는 합작법인을 뒀을 뿐 아니라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직접 만나기 어려운 중국 총리를 대면해 각 기업의 건의를 직접 전달할 수 있었다는데 한껏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정 회장이 고무된 표정으로 이 자리에서 "친서민 소통 정치를 실천해 온 총리를 뵙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언급한 점은 이 행사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베이징에 제3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며 LG그룹도 광저우에 LCD패널 공장을 세우려고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 국영철강사에 독자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모색중이며 STX는 중국 다롄을 수출기지화하려면 현지 기업과 동등한 수출금융 혜택이 필요하다.
이들 총수가 중국 경제 발전과 고용에 이바지하는 상황을 특히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편 업계에선 국내 재계 3위권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초청받지 못한 데 대해 이 회사의 비중을 고려할 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한 무역단체 관계자는 30일 "최근 최 회장이 중국 진출을 유독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SK그룹의 주력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의 사업영역이 중국 정부에 아직까진 큰 인상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고위관계자는 "그런 행사가 있는지 몰랐고 주한 중국 대사관의 초청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초청받지 못한 것을) 별다르게 신경 쓰지 않는다"
최 회장은 현재 외국 출장 중이라고 SK그룹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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