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100% 출자로 현지법인을 신설했다면 최근에는 합작으로 현지회사를 사들이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다만 아직 진출 초기인 만큼 수익성을 확인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해외점포 수는 2005년 33개에서 2009년 81개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동남아 지역은 8곳에서 32곳으로 늘어 국내 증권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지역으로 파악됐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이피에스(Empower Securities Corporation, EPS) 증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피에스증권사 지분 49%를 신주발행 형식으로 취득하고 지분 취득을 위해 한국과 베트남 감독당국에 각각 승인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승인을 받은 뒤 주식 대금을 납입하면 인수 절차가 모두 끝난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베트남 현지 증권사 지분 인수를 통한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향후 베트남 현지 호찌민 사무소 인가 뒤 인수 대상 증권사를 물색한다는 게 신한투자 측 설명이다. 이후 온라인 거래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베트남시장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보급, 리테일 영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지난달 31일 베트남 현지법인인 '우리CBV 증권'을 통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우리코린도증권'도 내달부터 온라인 매매시스템을 출범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중국 상하이사무소와 북경 리서치센터를 통합,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고 이를 기초로 합작 또는 단독 증권사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4월 베트남 국영건설사인 비나인콘의 기업공개(IPO) 주관업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확대된 외형에 비해 수익창출 기반이 약하다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해외에서 영업 중인 국내 증권사는 법인 45개, 지점 2개 등 모두 47곳으로 이 가운데 22곳(47%)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보다 내실있는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법인과 지점이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위탁매매를 중심으로 하는 수익구조를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IPO) 등으로 다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 싱가포르 법인장 출신인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점포 총 자산 규모는 약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한국에 진출해 있는 1조7000억원 수준인 JP모건증권 서울지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이 투자은행(IB)에 나서려면 적극적인 투자를 기반한 규모에서의 경쟁력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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