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패드 한국서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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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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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선 아이피알앤리턴컴 이사
스마트폰의 열풍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 몰고 온 스마트폰 열풍은 이제 전 세계적인 IT 트렌드로 굳어진 양상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이제 '그들끼리의' 대화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말 아이폰 3GS를 출시한 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하드웨어 사양을 대폭 향상시킨 아이폰4를 내놓았다.

애플은 또 아이폰 4 출시 전에 아이패드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뒤질세라 경쟁업체인 삼성도 같은 날 갤럭시S를 선보이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필자는 스마트폰의 빅이슈 속에 살짝 묻힌 듯 보이는 아이패드에 주목하고자 한다.

출판 시장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킬 거라는 기대감 속에 출시된 아이패드는 전 세계 국가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아직 국내에는 시판되지 않았지만 아이패드는 IT 마니아들 사이에서 필수 구입품목이 된 지 오래다. 웬만한 IT마니아치고 아이패드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기자는 아이패드를 사용한 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아이패드용 앱으로 제작된 미국의 IT전문잡지 와이어드는 우리의 잡지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와이어드의 아이패드 앱이 출시 하룻만에 2만4000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만나본 국내 모 잡지의 한 편집장은 "아이패드용 앱을 만들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아직 감도 오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나라 출판문화, 특히 IT미디어의 현주소가 아닐까.

지난 14년간 IT미디어에서 기자생활을 해온 필자는 재작년 '홍보'라는 낯선 분야로 이직을 했다. 국내 IT미디어의 자생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이직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이다.

 약 10년 전, 필자가 한국정보통신기자협회의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했던 IT 전성기 시절, 협회에 소속된 미디어의 수는 50개가 넘었다.

물론 당시 인터넷 매체는 제외한 순수한 오프라인 매체만을 대상으로 한 수라서, 등록하지 않은 군소 매체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그로부터 채 10년이 되지 않은 현 시점까지 살아 남은  IT 전문 미디어의 수는 10개도 되지 않는다. 남아 있는 IT미디어들도 언제 문을 닫을 지 모를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혹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우리나라의 인구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적어도 1억 명 정도는 되어야 출판 시장이 살 수 있다는 거다. 또 다른 이들은 이제 IT 시장의 거품이 걷혀 IT 미디어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도 분석한다.

물론 인구의 수나 IT 거품의 붕괴가 IT미디어들의 존폐에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에 앞서 우리나라 IT미디어들의 짧은 호흡이 스스로의 생명력을 단축시키지 않았나 싶다. 

짧게 호흡하고, 짧게 바라보다 보니 하루살이처럼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익에만 좇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IT미디어들이 짧은 호흡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열악한 자본환경 탓이다. 어느 시장보다 빠르게 급변하는 IT시장에서 업계와 독자들을 이끌고 선도해야 할 미디어들이 오히려 뒤쳐진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어도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아이패드가 국내 출판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속단일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일부 미디어들의 아이패드용 앱은 출판문화를 더욱 왜소하게 만들지나 않을 지 우려된다.

어쩌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간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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