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맥도날드 리콜의 교훈…"1% 가능성에도 재빠르게 반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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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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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글로벌 경제위기로 비즈니스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급변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위기관리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멕시코 원유유출 사고를 일으킨 영국 정유사 BP처럼 늑장대응과 책임전가로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자발적 리콜 조치로 소비자는 물론 미국 안전당국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맥도날드가 재빠른 리콜조치로 각계의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맥도날드가 리콜한 슈렉 캐릭터 유리컵

맥도날드는 지난 4일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영화 시리즈인 '슈렉' 신작 판촉행사의 일환으로 매장에서 2달러에 판매했던 유리컵 1200만개를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슈렉 등장인물들이 그려져 있는 이 컵에서 유독성 금속인 카드뮴이 미량 검출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출된 카드뮴 양은 미국 연방법이나 주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맥도날드에겐 1500만달러를 들여 이를 회수할 의무가 없었다.

미 연방 소비제품안전위원회(CPSC) 수석 대변인 스콧 울프슨은 "(맥도날드가 리콜한) 제품은 독성을 띠고 있지도 않고 어린이들에게 어떤 심각한 위험을 일으키지도 않는다"면서 소비자들이 이 제품으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안전당국의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신중을 기하기 위해 예방적 차원에서" 제품 회수에 나섰다고 리콜 배경을 설명했다.

맥도날드의 발빠른 대응은 어린이들에게 해를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오명 대신 "역시 신뢰할 만한 기업"이라는 명성을 불러왔다고 포춘은 지적했다.

자칫 주가 급락의 계기가 될 수 있었던 이번 사건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했다. 맥도날드 주가는 지난 7일 주식시장 약세 속에서도 1%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제리 스월링 미 사우스캘리포니아대 애넌버그 언론대학원의 홍보마케팅학과장은 "맥도날드는 위기로 기업 가치가 잠식되지 않도록 최선의 결단을 내리는 데 성공했다"며 "맥도날드의 리콜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멕시코만 석유 유출로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는 BP의 경우와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포춘은 다만 맥도날드가 신속한 리콜조치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사태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소비자 신뢰를 쌓는 데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크 케이우드 노스웨스턴대 마케팅학 교수는 "맥도날드가 판매하는 인형이나 컵 등의 제품에 대한 안전성이 의심되면 맥도날드가 파는 음식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맥도날드와 같은 식품판매업체의 제품 안전성은 그 어느 기업보다 중요하며 이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BP는 허술한 후속조치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원유유출로 인한 기름띠 확산에 초조해 하는 현지 주민들은 방제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장비 역시 부족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주의 한 주민은 BP에 고용된 새우잡이 어선이 해안에서 기름 흡착용 붐(boomㆍ防材)을 끌며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구식 방법으로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허술한 대응책으로 인해 멕시코만의 환경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비난 수위가 높아지면서 BP가 파산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원유유출 차단 작업에 진척이 없자 "빌어먹을 구멍을 막아버려"라며 분노를 퍼붓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영국 석유회사 BP에 멕시코만 방제비용 외에 추가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BP의 파산설까지 나왔다.

지난 9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BP 주가는 29.2달러로 지난 1996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고 직전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난 꼴이다.

한 온라인 정보사이트 관계자는 이런 혼란 상황이 종종 매수 기회로 여겨지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BP는 현재 '생존의 우려'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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