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원하는 미국 원자력 벤처기업 테라파워가 35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테라파워는 신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게이츠와 공동으로 테라파워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업체 찰스리버벤처스(CRV)의 무한책임사원 이자르 아르모니는 "테라파워가 큰 진전을 이뤄 왔고, 개발 사업을 가속화하도록 투자를 늘리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주 벨뷰에 본사를 둔 특허출원회사 인텔렉추얼벤처스에서 분사한 테라파워는 열화우라늄을 연료 삼아 최장 100년간 연료 보급 없이 가동할 수 있는 진행파 원자로(TWR)를 개발 중이다.
현재 쓰이는 원전 경수로는 수년 주기로 연료를 교환해야 하는 반면, TWR은 연료 추가 공급 없이 최대 100년간 운전할 수 있다. 연료가 원자로 내에서 서서히 연소하면서 핵분열 반응 속도를 조절하므로 제어봉이 필요 없어 안전성 또한 높다.
테라파워는 출력 1.1GW(기가와트) 규모의 시험 원자로 개발을 1차 목표로 하고, 오는 2020년쯤 상업용 원자로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게이츠도 지난 2월 각종 포럼과 회의 등에서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자로가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보다 신뢰성이 높고, 안전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강조한 바 있다.
TWR은 테라파워가 기본 설계를 맡고, 개발 비용은 게이츠가 사재를 털어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 원전 건설 실적이 있는 일본 도시바의 기술을 원전 개발에 접목하기로 하고 협력을 요청, 현재 상호 제휴를 추진 중이다.
테라파워는 출력 10만㎾에서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100만㎾급 원전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시바 역시 TWR과 기술적 공통점이 많아 자체 보유하고 있는 관련 기술을 80% 정도 전용하면 차세대 원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원전수주 시장의 전망도 매우 밝아졌다. 미국은 32기 이상, 중국 50기 이상, 러시아 40기 이상, 일본과 인도는 각각 14기의 원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업용 대형원전이 2030년까지 최대 300여기가 지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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